"호가만 오른 반짝場…오래 안갈것"

집값 상승진원지 잠실 재건축시장 르포 "저가매물만 매기…올 최고 5,000만원 껑충"
추격 매수세 없어 매매건수는 오히려 감소…"정책기조 다시 규제로 바뀌나" 우려도

재건축이 추진중인 잠실 주공아파트는 최근 아파트값 상승 소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썰렁한 모습이다. 오는 29일 관리처분 총회를 앞두고 있는 잠실 주공 1단지 전경.

재건축이 추진중인 잠실 주공아파트는 최근 아파트값 상승 소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썰렁한 모습이다. 오는 29일 관리처분 총회를 앞두고 있는 잠실 주공 1단지 전경.

재건축이 추진중인 잠실 주공아파트는 최근 아파트값 상승 소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썰렁한 모습이다. 오는 29일 관리처분 총회를 앞두고 있는 잠실 주공 1단지 전경.

“아파트를 팔려 하는 데 매기가 있나요(매도자)” “싸게 내놓으면 팔리고, 비싸게 내놓으면 기대하지 마세요(중개업자)” 철거를 앞둔 송파구 잠실 주공 1단지 내 부일부동산 사무소.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에 중개업소를 찾은 집주인과 중개업자간의 대화 내용이다. 부일부동산 김정도 사장은“최근 들어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추격매수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오른 게 아니라 집주인들이 그냥 호가만 올려놓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잠실 일대 중개업소는 매수자들의 전화문의와 방문객들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와 양도세 실 거래가 과세 등으로 매물 출 회가 없는데다 호가 올리기 경쟁이 겹쳐 겉만 화려할 뿐 속은 텅 빈 상태다. ◇분위기에 따른 기대감이 호가 상승 원인= 송파구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송파구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 검인계약 건수가 11월 269건, 12월 102건 등이다. 한가지 고려할 것은 아파트 매매계약이 이뤄진 곳이 주로 잠실동이라는 점. 즉 지난해 연말부터 저가 매물이 하나 둘 소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가매물 소진이 현재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저가매물 소진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게 원칙. 그러나 현재의 잠실 일대 분위기는 경쟁적으로 호가를 올리고 있는 상태다. 주공 1단지 동양공인 조영태 사장은 “지난 주말 5억500만원 수준에서 몇 건이 거래되는 등 저가 매물이 소진되자 호가가 5억1,500만~5억2,000만원까지 뛰었다”며 “그런데 가격이 올랐다는 소문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더 거둬들이며 집값을 높여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2단지 인근 K공인의 한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에 등을 돌리고 있지만 집주인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싼 매물에는 매수문의가 많은 데 비해 조금이라도 비싸면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잠실 재건축 아파트가 투자대상으로 매력을 갖고 있지만 현재의 장세는 한마디로 여론과 분위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짝 장세로 끝나나= 주공 5단지 ERA공인의 최정희 사장은 “5단지의 경우 올해 들어 4,000만~5,000만원 정도 올랐고, 이는 저가 매물 소진 -> 매물 회수 -> 호가 올리기 등이 빚어낸 결과”라며 “그러나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판교 신도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대안으로 재건축 단지를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최근 재건축 호가 상승의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실 발(發) 재건축 값 상승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할 곳이 없다 보니 그나마 나은 재건축에 일부 실수요자들이 가세했을 뿐 이라는 것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극히 일부 지역에 국한된 국지적 현상이며, 들뜬 분위기도 곧 가라 앉을 것”이라며“호가 상승세 역시 주춤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가 잠실 등 강남권 재건축 가격 상승에 너무 집착, 정책 기조를 다시 규제로 선회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강남권만 가격이 더 오르고, 비(非) 강남권은 주택시장이 빈사상태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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