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문화산업…우리경제 한軸 부상 영화·게임·캐릭터등 세계시장서도 통해 해외언론들 "눈부신 성장" 조명 경계 눈초리
입력 2004.06.29 19:46:05수정
2004.06.29 19:46:05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비상하는 콘텐츠 산업
고부가 문화산업…우리경제 한軸 부상영화·게임·캐릭터등 세계시장서도 통해해외언론들 "눈부신 성장" 조명 경계 눈초리
수출첨병 '한류'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 ‘형제애(兄弟愛)’란 이름으로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됐다. 당초 2,000여명 정도를 예정했던 이번 시사회에는 3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었다. 현지 반응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입증해 주는 대목이다. 이 영화는 개봉 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5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미도’, 5주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스캔들’에 이어 또 한번 일본 열도를 강타할 조짐이다.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가 한국호를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관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영화는 매년 최고수출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고, 온라인게임은 ‘한류(韓流)’열풍을 타고 중국, 타이완 등을 강타하고 있다. 또한 ‘겨울연가’를 비롯한 국내 TV드라마들도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문화콘텐츠 전성시대다.
◇글로벌 문화 콘텐츠 = 국내 문화콘텐츠는 그 동안 하청 개념인 메인 및 포스트프로덕션 능력면에서 매우 뛰어나지만, 발주에 속하는 시나리오와 기획단계인 프리프로덕션 능력은 세계수준에 크게 떨어진다는 오명을 써왔다. 하지만 최근의 잇단 해외영화제 등에서의 낭보는 이 같은 오명을 확실히 씻어냈다.
올들어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는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고(故) 정채봉 선생의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오세암’은 최근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인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외에도 국내 벤처기업이 기획을 비롯한 모든 제작을 담당한 온라인 게임 ‘리니지’, ‘뮤’등도 중국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토종 기획사가 발굴해 체계적으로 육성한 가수 보아는 일본에서 초스타급 대우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한국 문화콘텐츠산업의 눈부신 성장은 이제 외국의 경계대상이 됐다. 지난 5월4일자 아사히신문은 ‘한국산 영상 아시아를 뒤집는다’란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한국은 IMF이후 정부와 민간의 체계적인 투자로 98년~2003년 사이 방송영상 수출액이 3.7배나 늘었다는 기사를 실었다. 또한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4월 26일 발간된 국제판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특집에 무려 5쪽을 할애 ‘블록버스터의 나라’라는 한국영화시장 소개기사를 게재하는 등 외신들이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문화산업, ‘눈부신 성장’= 우리나라의 문화산업은 매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오는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주5일 근무가 시행되면서 영화, 공연, 게임,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2년 세계 문화산업시장규모는 약 1조4,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연 평균성장률은 5.2%로 전체 경제성장률 3.2%에 비해 훨씬 성장세가 크다. 세계시장은 헐리우드 영화를 내세운 미국이 40.2%, 애니메이션과 콘솔게임을 앞세운 일본이 10.1%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독일(5.5%), 영국(4.4%), 프랑스(3.3%) 등이 잇고 있지만 미국, 일본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규모는 지난 2002년 약 31조원으로 전체 GDP의 약 5%가량을 차지했다. 지난 99년부터 2002년까지 연평균 21.1%의 성장률을 보여 세계 문화산업시장 성장률의 3~4배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에서는 1.5%로 국가별 9위 수준에 머물러있는 상황이다.
내용면에서 국내경제 기여도는 더욱 눈부시다. 문화산업은 지난 99년~2002년 사이 국내경제 성장률(6.2%)에 비해 약 3배인 17.8%나 성장했다. 특히 수출면에서는 지난 99년 352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03년에는 563억 달러로 매년 12.4%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3.5%)ㆍ반도체(1.9%)ㆍ철강(3.4%)ㆍ석유화학(3.6%) 등 주요제조업의 연평균성장률에 비해 영화(30.3%)ㆍ캐릭터(17.9%)ㆍ게임(11.6%) 등이 고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문화콘텐츠는 하나의 원천에서 다양한 상업화가 가능한‘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무형 가치를 따지면 파급효과는 더욱 커진다.
문화부는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참여정부 문화산업 정책비전 보고회’에서 오는 2008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4%까지 높여 세계 5대 문화산업 강국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창조적 전문인력양성 및 기술개발, 투자확대 및 유통환경 개선 등을 통해 국내시장규모를 오는 2008년까지 690억 달러로 확대하고, 해외 수출도 현재 5억5,000만 달러에서 20배에 가까운 100억 달러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현재는 제조업이 한국경제의 중심이지만 앞으로는 하나의 원천에서 다양한 고부가를 생산할 수 있는 문화산업이 한국경제의 큰 축이 될 것”이라며 “협소한 국내시장 보다는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외화획득,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4-06-29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