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의 주된 특징으로 감초같이 따라다니는 원칙중심이라는 의미가 뭔가. 특히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 동안 우리가 익숙해온, 원칙중심에 대비되는 규정중심의 기준은 명확한 선을 긋고 그 선을 넘는지 여부에 따라 회계처리를 달리 하도록 일일이 규정이나 지침(해석)으로 명시한다. 회계기준의 직접적인 예를 들면, 기계를 리스할 때 리스기간이 기계 사용가능기간의 75%이상이면 기계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회계처리하는 것이 규정중심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양적 지침을 규정하지 않고 경영자의 실질 판단에 따르도록 하는 것이 원칙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규정중심을 비유적으로 예를 들면 파랑펜과 빨강펜을 주고 특정 온도를 넘으면 일률적으로 빨강색(예: 큰 이익)으로 그리고 그 선을 넘지 않으면 파랑색으로 그리라고 한다. 투자자는 그렇게 그려진 그림(회계정보)을 보고 빨간 기업(예: 우량기업)과 파란기업을 구별한다. 그러나 원칙중심은 그러한 선을 규정하지 않고 경영자가 뜨겁다고 판단되면 빨갛게, 그렇지 않으면 파랗게 그리게 한다. 어떤 그림이 그 기업의 실상을 잘 보여줄까. 투자자는 좋은 투자대상을 찾거나 투자기업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상 기업에 직접 찾아가서 그 기업의 사장과 24시간 함께 지내면서 사장이 보고받는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하는 수없이 투자자는 정해진 회계기준에 따라 경영자가 작성해서 공시하는 회계정보를 활용하게 된다. 그러면 투자자에게는 어떤 정보가 가장 도움이 되는 정보일까. 아마도 그 기업의 실상을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그 경영자의 올바른 판단이 반영된 정보가 아닐까. 여기서 원칙중심 국제회계기준의 우월성이 얘기가 된다. 그런데 경영자가 정직하지 않거나 전문성이 부족해 판단을 잘못 사용(예: 분식회계)하는 경우에는 원칙중심의 회계기준이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 따라서 국제회계기준 도입의 성공 여부는 기업 경영자의 정직성(실질 그대로 보여줌)과 전문성에 상당히 달려 있다고 본다. 또한 그에 맞춰 시장에서 부정직한 반칙(예: 분식회계)이 용납되지 않도록 잘 감시 감독하는 기능이 더 중요해 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결국 국제회계기준은 정직하고 전문성 있는 경영자가 경영하는 우량기업과 투자자에게는 큰 호재가 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기업과 투자자에게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