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경쟁력 향상방안(사설)

우리나라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입이 기정 사실화됨에 따라 국내금융시장의 개방이 더욱 확대되고 금융의 국제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렇게 커다란 환경변화에 비추어 우리 은행들의 대응자세는 상당히 소극적인 실정이다. 국내금융기관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기관간 합병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으나 이것도 금융산업 밖에서 제기되는 방안이지 산업내에서 스스로 내놓은 방안은 아니다.이렇게 위기가 닥쳐옴에도 불구하고 우리 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일본에 비해 10분의 1정도에 그치고 있고, 전산화 등 하부구조에 대한 투자미흡, 신상품개발 및 위험관리능력의 부재, 국제적 점포망의 열세 등 여러 면에서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래금융환경을 세마디로 요약하자면 자율화, 국제화, 정보화로 축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변화의 파고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우리 금융기관들의 미래가 결정될 판국이다. 대비책이 시급하다. 첫째, 금융의 자율화에 대한 방안이다. 자율화라 함은 금리자유화, 금융상품개발면의 규제완화를 포함한다. 특히 증권, 보험과의 영역구분이 사라지는 것도 크게 보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시급한 자율경영체제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은 수익성 및 생산성 위주의 경영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제까지 추구해왔던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유치하여 내실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대출자산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자금운용의 방법을 다양화하여 이를 통한 수익이 극대화되도록 운용조합을 만들어나가야 하며 총체적 위험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해외인력도 도입해야 또한 인력의 효율적 활용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창구업무를 대폭 자동화해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는 기계가 담당토록 하고 인력은 되도록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할당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연수를 강화하여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제화에의 대비이다. OECD 가입과 함께 해외자금의 국내시장으로의 유·출입이 한층 증가될 것이며 외환·자본자유화로 외화관련 거래도 크게 확대될 것이 예상된다. 이는 장기저리의 대외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며 결국 금리, 환율의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관리기법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외국인에 의한 은행의 설립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경쟁도 국제화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하려면 무엇보다도 국제금융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국제화시대에 대비하여 국제 금융전문가의 확보 내지 양성이 시급히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국내외 전문인력을 과감히 확보하고 자체 연수도 강화해야 한다. 우리 은행들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에 경쟁마인드 결여가 자주 거론되는데 이렇게 경쟁에 무뎌진 내부 인력들에 충격을 주기 위해서라도 해외 또는 국내에서 경쟁에 길들여진 인력들을 과감히 초빙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거래 확대 필요 셋째, 정보화에 대한 대비이다. 미래 환경을 얘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용어가 정보화이다. 금융산업의 입장에서는 네트워크화, 전자금융화이다. 멀지 않아 금융의 모든 거래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러므로 전자금융이 가능하게끔 시스템의 구축과 하드웨어의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급한 사람들은 미래의 금융산업은 하나의 장치산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소매금융의 대표주자격인 시티은행은 최근 일본의 소매금융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일본 우정성과 온라인망을 상호 개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본의 우정성은 우편예금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증권업계와도 제휴하고 있어 이 네트워크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렇게 네트워크를 통한 망의 확대뿐만 아니라 고객정보의 체계화를 통한 대고객 의사소통의 확대, 계열사간·상품간 연계를 통한 신상품 개발도 정보화 측면에서 경시해서는 안될 사항이다. 미래환경을 조망해 볼 때 물리적 합병을 통한 금융기관의 대형화만이 해결방안이 될 수는 없다고 여겨진다. 이제는 규모의 경제보다는 네트워크경제를 추구해야 할 때이다. 미래 금융환경의 변화에 합치되는 금융기관의 획기적인 변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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