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물상이 수거한 철제 폐기물인 '철(鐵) 스크랩'을 사들이는 사업자는 전용계좌를 통해 부가가치세를 직접 내야 한다. 부가세는 제품가격에 붙여 판매자가 내는 게 원칙이지만 고철의 경우 현금거래가 대부분이고 판매자가 폐업 등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는 이에 따라 철 스크랩을 구매자(매입자)가 부가세를 직접 내는 '매입자 납부제도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철 스크랩의 연간 거래규모가 5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추가 세수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종 구매자인 철강업체는 세금을 내는 만큼 낮은 가격에 고철을 사들일 수 있게 된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마련해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철 스크랩을 판매한 뒤 폐업 신고해 부가세를 챙기는 '폭탄' 사업자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보는 구매자가 적지 않다"며 "철강협회를 중심으로 철 스크랩을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 대상에 포함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 2008년 금괴를 시작으로 매입자 부가세 납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금(2009년), 구리 스크랩(2014년)에 이어 올해부터는 금 스크랩도 새로 시행된다. 올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1일부터 철 스크랩도 대상이 된다. 고철 구매자들은 국세청이 지정한 은행 계좌를 통해 부가세를 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