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과 금융감독당국의 부실회계 조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증권사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우리ㆍ신한 등 여타 시중은행주들이 증권사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골드먼삭스는 12일 “국민은행의 부실 여신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내년 2ㆍ4분기 이후에나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리스트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또 12개월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4만8,000원으로 낮췄다. LG투자증권 역시 은행업에 대한 비중확대를 제시하면서도 국민은행은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나ㆍ우리(이상 LG증권)ㆍ기업(유화ㆍ동양종금증권)ㆍ신한지주(한화증권) 등이 최근 증권사들로부터 잇따라 매수추천을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대표은행으로 인식되고 있는 국민은행에 대한 증권사들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뀐 데는 실적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골드먼삭스는 국민은행 목표가 하향의 주된 이유로 실적개선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면서 올해 추정이익을 1조5,430억원에서 6,300억원으로 낮췄다. LG증권도 국민은행의 2ㆍ4분기 이익을 1,900억원선으로 예상하고 이 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의 국민은행 부실회계에 대한 조사라는 ‘불확실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이정재 금감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보고과정에서 “회계기준의 위법성에 대해 검증작업을 하고 있다”는 답변을 한 뒤 국민은행의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는 실정이다.
백동호 LG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에 기대했던 실적개선 모멘텀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부실회계 조사도 투자심리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날 외국인들의 매도로 전날보다 1.60%(550원) 하락한 3만3,75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