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중국 경기둔화의 여파가 아시아 부품업체들로 번질 조짐이다. 특히 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아시아 전자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제악화의 다음 희생양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와 일본 샤프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일 것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번스타인리서치와 가트너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2·4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스마트폰 제조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아시아 업체들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완성품 업체들은 이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를 실감하고 있다. 최근 분기에 순이익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레노버가 대표적이다. 당시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가장 험난한 시장환경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WSJ는 이러한 시장침체의 여파가 아시아 부품업체들로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업체의 경우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량 확대를 위해 최근 거액이 투입되는 메모리반도체 공장 증설계획을 내놓았다. WSJ는 이 같은 공격적 투자계획이 중국 경기침체와 맞물려 메모리칩 가격 하락 및 공급과잉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시장에 부품을 수출하는 일본 산업로봇 제조업체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일본의 산업로봇 생산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의 대중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업체는 최근 중국 경기하락을 반영해 내년 매출 및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