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평균 주가의 1%를 배당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배당 매력이 큰 삼성전자 우선주는 소폭 상승한 반면 보통주는 전반적인 주주환원정책이 미흡하다는 평가에 장중 1% 넘게 빠지며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78% 오른 103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8년 만에 다시 열린 '삼성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배당률이 보통주의 경우 연평균 주가의 1%가 될 것"이라고 배당 강화 계획을 내놓은 데 따른 기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보통주 배당금은 중간배당을 포함 8,000원으로 '연평균 주가의 1% 배당'이 실시되면 올해 보통주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75%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통상 보통주보다 50원 많은 배당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날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통주는 0.96% 내린 143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보통주는 배당을 제외한 전반적인 주주환원책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에 장중 1.7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을 두고 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기대했던 일부 투자자 입장에서 배당은 눈에 띄는 환원책이 아니다"라는 평가와 "향후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잉여현금흐름(CFC)을 바탕으로 총주주수익률(TSR)을 증진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두고도 말이 많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잉여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향후 잉여현금흐름의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주주환원정책을 소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단서가 된다"며 "삼성전자는 점진적인 시설설비투자(CAPEX),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의지를 표명해 향후 잉여현금흐름의 증가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주 환원정책 자체로만 보면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향후 실적 가시성이나 점진적인 성장성은 여전하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오히려 실망매물에 따른 주가약세가 이어질 경우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주가를 고려할 때 1% 배당이 적용되면 한 주당 1만4,000원가량의 배당금이 돌아가고 전체 배당금은 2조1,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추정하는 2013년 삼성전자 FCF(19조5,000억원)의 10.8%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가 FCF의 몇 %를 정도를 주주환원에 쓸지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지만 10.8% 이상을 고려한다면 자사주 매입 같은 추가 주주환원책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를 103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보통주는 26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기관도 보통주를 65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우선주를 16억원어치 팔고 보통주를 700억원어치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