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을 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상위 직급에 대한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한다. 이 총재는 이른바 '전공 간 교차인사'도 대폭 확대하는 등 임기 중 하지 않았던 '인사실험'을 할 예정이다. 이로써 한은은 총재 퇴직 직전에 사실상의 '승진 파티'를 벌이게 됐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일반직원들을 상대로 한 정기인사를 실시한다. 한은은 이번 인사에서 1~3급 승진인사를 지난해보다 23%나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급 10명 ▦2급 17명 ▦3급 25명이었던 1~3급 승진 인원은 올해 인사에서 ▦1급 12명 ▦2급 21명 ▦3급 30명 등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 같은 승진 인원은 이 총재 재임기간에 진행한 승진인사 중 가장 큰 규모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은은 이번 인사에서 각 직군 간의 인사교류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특정 부서에서 계속 일하다 보니 낮은 수준의 전문화만 이뤄져 '절름발이 전문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보다 높은 수준의 전문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핵심 파트에서 업무경험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교차인사를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새 총재가 부임하기도 전에 조직의 진용을 새롭게 짜는 상황을 맞게 됐으며 퇴임을 목전에 둔 이 총재의 인사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한은 직원들의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한편 후임 총재에는 당초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최근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