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 국산화

현대엘리, 국내 랜드마크 빌딩 건설에 FI참여 추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5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신제품 설명회를 갖고 자체 기술로 세계 최고 속도인 분속 1,080m(시속 64.8㎞) 의 초고속 엘리베이터와 분속 600m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는 일본 도시바가 대만의 타이베이 101빌딩에 설치한 분속 1,010m(시속 60.6㎞)짜리다. 국내에서는 63빌딩에 설치된 일본 미쓰비시의 분속 540m짜리 엘리베이터가 가장 빠르다.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기술수준을 보여주는 최대 운행거리도 600m(150층 이상)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현재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칼리파(828m)의 경우 실제 설치된 엘리베이터의 운행거리는 500m 내외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개발한 초고속 엘리베이터 시스템은 9상 모터 제어방식을 적용해 모터나 제어장치에 일부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연속운행이 가능하며 전력회생형 인버터를 탑재해 운행 중 발생하는 에너지를 재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한 개의 승강로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를 상하로 연결해 운행하는 분속 600m의 더블데크는 층과 층 사이의 높이가 다를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자동 층 간격 맞춤장치' 기술이 사용됐다. 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은 "이번 개발은 국내 승강기 도입 100주년을 맞아 우리의 기술력이 글로벌 톱5 승강기회사들을 능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또 현재 건설될 예정인 송도랜드마크시티(610m)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540m), 제2롯데월드(555m) 등 국내 초고층 건물에 자사의 초고속 엘리베이터 설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건설 중인 국내 대표 랜드마크 빌딩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 논의하고 있다. 초고층 빌딩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에 FI로 동참해 자사의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데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송 사장은 최근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약정 대상이 된 것과 관련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재무약정을 체결하더라도 사업목적 투자에 대해서는 제약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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