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사이드] 학생들 영양 상태도 부실

라면등 패스트푸드 섭취량 늘고 영양교육 부재로 식습관도 나빠
비만도 평균 13%로 2%P 상승


학생들의 영양 상태도 체력만큼이나 부실한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09학년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비만도는 평균 13.2%로 2008년보다 2%포인트 올라갔다. 특히 표준체중의 50%를 초과하는 고도비만 학생의 비율은 2006~2008년 0.8%에서 2009년 1.1%로 늘어 처음 1%를 넘어섰다. 비만학생만 실시한 혈액검사에서 콜레스테롤과 간기능 이상 수치는 1.3배에서 6배까지 높게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잘못된 식습관이나 패스트푸드 섭취량 증가 등이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국 어린이(만 10~11세) 2,335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을 실시한 결과, 라면·컵라면을 주 1회 이상 먹는 어린이 비율은 68.4%였으며 주 3~5회 이상 라면을 섭취하는 어린이 비율도 11.5%에 달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건강 관리나 올바른 영양 섭취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의 부재가 잘못된 식습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교과과정에서 식품영양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간혹 이뤄지는 영양교사들의 수업이 전부다. 재량활동이나 특별활동 수업, 방과후 수업 등을 통해 일회성으로 실시되는데 이마저도 일부 학교에서나 볼 수 있고 대다수 학교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학교마다 있는 영양사를 영양교사로 전환했지만 아직까지는 주체적으로 나서서 학생들에게 영양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영미 경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지난해 초등학교 67개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양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총 67개교 중 18곳에 불과했다. 또 영양교육시 교육 지원 정도는 지원 없음(28%), 자비 운영(24%)이 가장 많았고, 학교측에서 유휴 교실 지원(24%), 급식운영비에서 지원(18%), 교육청의 지원비로 운영(6%) 순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현행 국영수 위주의 수업 환경 속에서는 단발성 교육도 다행인 게 영양교육의 현실"이라며 "성인이 돼 걸리는 대다수 병은 어린 시절 식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 단계에서의 작은 투자로 궁극적으로 건강에 있어 큰 이익을 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관련 프로그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도 어릴 때부터 바른 식습관을 장려하기 위한 영양수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부처간 소관 업무가 나눠져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월 1회나 분기별 1회 정도로 정규교과과정에 영양수업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와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국내 식품관련 업무가 농림수산식품부, 식약청, 복지부 등으로 나눠져 있는 것도 서로 책임을 미루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 못 먹던 시절과 달리 균형 잡히지 않은 영양의 과다섭취로 인해 비만 아동이 늘고, 고학년으로 올라가서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영양상태의 불균형이 오는 문제도 있다"며 "교육현장에서 잘 먹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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