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채권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통위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외국인투자가의 국채선물 순매도세가 이어지자 매수심리가 쉽게 살아나지 못하면서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단기금리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현재 채권시장의 화두는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 등 가격지표와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어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일부에서는 통안증권 순발행과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을 통한 외화 공급분의 순상환을 넓은 의미의 출구전략이라고 보는 듯하다. 이는 유동성 흡수의 기준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의견이 나뉠 수 있다고 보는데, 현재의 통화정책은 유동성 정상화 과정의 일환이라고 판단한다. 특히 외화유동성 유입과 그에 따른 불태화(sterilization)정책이 주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준금리 자체가 통화 완화적인 상황에서 외화유동성 유입으로 시중 유동성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외화 유동성 유입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새롭게 유동성 완화정책을 펴는 것도 아니나, 본격적으로 흡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아직 선제적 출구전략이 필요치 않다고 본다. 우선 경기측면의 우려가 여전하다. 상반기 경기회복은 정부와 한은의 정책의지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공공주도의 지출이 민간부문으로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회복과 자산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신용창출이 억제되고 있다. 시중부동자금의 이동이 일부 자산가격의 상승을 유도하고 있으나, 협의의 통화 증가가 광의의 통화 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어 통화승수는 우하향 흐름을 계속하고 있다.
오는 11일 금통위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경제지표가 경기회복 기대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수도권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 표명이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금통위는 민간부문의 자생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통화완화 스탠스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펀더멘털 개선속에 주가지수의 상승 등 시장금리 상승압력이 우세한 게 사실이다. 장기관점에서 금리상승 전망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미 현재의 채권가격에 출구전략 논의, 위험자산가격 상승, 대외악재 등 부담요인이 녹아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가격논리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금통위 회의가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경우 추가적인 채권가격 강세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