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씨티그룹이 23일 한미은행을 인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해 국내 소매금융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시티그룹은 한미은행을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씨티은행의 최대프랜차이즈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국내지점과 한미은행이 통합하면 국내시장에서 자산규모 6위의 중견은행으로 부상하게 된다.
스티브 롱 씨티그룹 아시아ㆍ태평양 기업금융 대표(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한미은행 지분을 100% 확보한 후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한미은행을 통합해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주당 1만5,500원으로 총3조1,800억원을 투입해 한미은행 지분을 매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은행의 2대 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는 지분 인수에 대해 어떤 협의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혀 이 은행의 지분도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공개매수가 끝난 후 한미은행은 상장 폐지절차를 밟는다.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완전히 인수하는 데는 공개매수기간 45일을 포함해 2~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한미은행 인수 후 강점을 보이고 있는 소매금융에 주력,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이른바 `빅4`체제의 은행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씨티그룹은 국내시장에서 씨티파이낸셜이라는 대부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카드ㆍ수익증권판매ㆍ방카슈랑스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은행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