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대형 고가 소프트웨어와 서버 컴퓨터의 경우 돈을 주고 일시에 사기보다 월 사용료를 지불하고 빌려쓰도록 하는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 정보기술(IT)업체들은 이같은 사업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IT 시장에도 월세를 받고 주택을 빌려주는 것과 비슷한 형태의 신사업이 생긴 셈이다.이와 같은 방식으로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월세를 받고 임대해주는 사업자를 ASP라고 한다. 영어로 「APPLICATION SERVICE PROVIDER」의 약어다.
ASP 사업을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업체는 주로 IBM·오라클·SAP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업체들. 미국에서는 또 USI·코리오·서비스넷·퓨처링크·월드테크놀로지서비스·비드컴 등 아직 우리에겐 생소한 벤처기업들도 이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드림라인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컴팩 등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ASP 사업에 주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는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이나 전자상거래(EC) 솔루션 같은 고가의 기업용 제품들. 또 MS워드나 파워포인트 같은 비교적 저렴한 사무용 SW도 ASP 사업의 취급 대상이다.
이처럼 ASP 사업이 부상하고 있는 까닭은 영세 업체의 경우 인터넷 시대에 어울리는 자체 IT 인프라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돈과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 고가 SW를 마음대로 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터넷 시대에 IT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 따라서 이들 업체는 차선책으로 매달 사용료를 내고 고가의 SW를 빌려쓰는 쪽을 원하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올해 ASP 시장규모가 약 1억5,400만 달러, 2002년에는 400억 달러로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편, 영세·중소기업에게 월세를 받고 고가 서버 컴퓨터을 빌려주는 「데이터센터」사업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데이콤이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균성기자GS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