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古都' 옛모습 살린다

세계적 역사도시 겨냥…유네스코 등재 추진
광화문 월대·해태상·유실된 서울성곽도 복원

서울 창의문 성곽을 홍예교 양식으로 복원한 가상도

서울 창의문 성곽을 홍예교 양식으로 복원한 가상도

서울 창의문 성곽을 홍예교 양식으로 복원한 가상도




문화재청이 24일 발표한 광화문 복원 및 북악산 전면 개방은 조선왕조 600년 고도(古都) 서울의 옛모습을 복원하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번 ‘서울역사도시조성’ 계획에는 2,000년 이상을 헤아리는 서울의 역사적 공간을 옛 모습에 가깝게 재구성해 서울을 명실상부한 세계적 역사도시로 끌어올리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유홍준 청장이 이번 계획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서울을 유네스코 ‘세계 역사도시’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겠다”는 장기적인 포석을 밝힌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특히 광화문 일대에 조성되는 대규모 광장은 파리 콩코드광장이나 런던 트래팔가광장, 베를린 브란덴부르크광장처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불거졌듯이 엄청난 교통체증과 예산 문제는 숙제로 남겨져 있다. ◇고도 서울 제 모습 찾기 본격 시동=이번 계획안의 핵심은 광화문 복원이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을 원상회복하고 궁궐 정문의 위용을 살리는 월대(月臺)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월대란 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단상과 같은 조망시설을 말한다. 월대 앞 양 옆에는 해태상도 복원된다. 광화문 복원 계획은 일제 강점기 이전 조선후기 때 경복궁의 모습을 다시 되찾는다는 점에서 고도 서울 제 모습 찾기의 본격적인 시동이라고 볼 수 있다. 6ㆍ25 때 폭격 이후 본래 위치에서 북쪽으로 14.5m 뒤에, 근정전을 중심으로 남북축에서 5.6도 기울어져 있는 광화문이 원래 모습대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은 이순신 동상쪽으로 14.5m 전진 배치되고 결국 기존 광화문 앞에 위치한 세종로 삼거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도로 지도가 상당 부분 바뀔 수밖에 없는 구도다. ◇사실상 행정수도 이전 계획과 맞물려=또한 광화문 복원 계획에 맞춰 그 전면에는 대규모 광장이 들어선다. 문화재청 안에 따르면 이전을 앞둔 현 문화관광부 부지와 주한미국대사관 부지가 광장으로 활용되며 이 경우 광화문 앞 일대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버금가는 대형 휴식공간이 들어서게 된다. 문화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될 예정이며 미 대사관도 용산기지 안으로 이전이 확정돼 있다. 이번 서울역사도시조성 계획이 사실상 행정수도 이전 계획과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행정수도를 옮긴 후 청와대 뒤 북악산을 서울 시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이미 숙정문 일원 개방 방침을 발표했고 청와대 경호실장에게 북악산 전면 개방을 검토할 것을 지시해 전면 개방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북악산이 전면 개방되더라도 청와대 경호를 위한 최소구역은 제외된다. 군사시설 주변에는 자체 방호벽이 설치되며 인왕산ㆍ북악산길 경계용 철책은 철거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숙정문 권역(홍련사~숙정문~촛대바위) 약 1.1㎞ 구간에 탐방로와 전망대가 조성돼 1차로 개방되고 10월에는 말바위 권역(와룡공원~숙정문∼촛대바위) 약 1.6㎞ 구간, 내년 7월 청와대 뒷산(와룡공원~숙정문~북악산~창의문)이 잇따라 개방된다. 개방지역은 북악산을 포함해 ‘사적 및 명승’으로 지정된다. 총 18.2㎞에 달하는 서울성곽 구간 중 유실된 인왕산, 혜화동 지구 등 2.5㎞ 구간이 복원된다. 또 돈의문(서대문) 및 소의문(서소문) 등 서울성곽의 성 문루를 복원해 한양도성의 옛 모습을 재현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