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스포츠 즐기다 입었던 부상, 방치 말아야


이번 겨울엔 소치 동계올림픽의 영향으로 겨울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았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지금도 스키,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스케이트장에는 ‘피겨퀸’ 김연아, ‘빙속 여제’ 이상화를 꿈꾸는 ‘키즈 스케이터’들이 늘었다.

그러나 겨울스포츠는 기온이 낮은 공간에서 이뤄지므로 근육이나 인대가 위축돼 작은 충격으로도 큰 부상을 입기 쉬우므로 늘 조심해야 한다. 만약 척추나 관절이 다칠 봄 날씨를 즐길 시기에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스키장을 찾은 655만 명 중 1만71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키, 스노보드, 스케이트 등으로 인한 부상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십자인대파열이다. 특히 무리한 동작으로 관절에 부상을 입는 젊은층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내부 이상(십자인대파열, 반월상연골판파열 등)으로 입원한 환자 수는 2011년 4만5,966명에서 2012년 5만6,679명으로 23.3% 증가했다. 십자인대는 허벅지뼈와 종아리뼈를 연결해 무릎이 앞뒤로 과도하게 젖혀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스키를 탈 때 급하게 회전하거나, 넘어지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무릎에 힘을 가하면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에서 ‘뚝’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무릎이 덜렁거리는 느낌이 나고 부어오르면서 제대로 걷기 어려워진다. 완전히 파열되면 통증이 극심하지만, 부분 파열인 경우 1~2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아 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를 오래 방치하면 반월상연골판손상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는 부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십자인대의 손상이 작으면 근력운동이나 보조기착용, 석고고정 등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부상이 심하면 인대재건술을 받아야 한다. 인대재건술은 끊어진 인대를 이어주는 수술로,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인대를 제거하고, 환자 또는 다른 사람의 무릎 안쪽의 힘줄을 이용해 인대를 재건하게 된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무릎관절에 직경 5㎜ 정도의 가느다란 내시경을 꽂고 카메라, 레이저 등 수술도구를 삽입해 직접 모니터를 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정확하다. 절개가 작아 통증과 출혈이 적고 회복 기간이 빠르며, 감염의 위험도 적은 게 장점이다.

반월상연골판파열이 심한 경우에도 십자인대파열처럼 관절내시경 수술이 가능하다. 연골판파열은 하체가 스키에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로 넘어졌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지탱하지 못해 발생한다. 연골판에는 피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잘 낫지 않으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종구 군포병원 관절클리닉 과장은 “기온이 낮은 장소에서 운동하면 근육이나 인대가 경직돼 자칫 작은 충격으로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며 “겨울스포츠를 즐기기 전에 꼭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주고 몸이 유연해지면 운동에 들어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운동 후에는 따뜻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서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도록 한다.

김 과장은 “만약 운동 중 부상을 당한 후 방치하면 더 큰 질환으로 악화되기 쉽다”며 “통증이 지속되면 스스로 문제없다고 진단하거나 방치하지 말고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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