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로 인한 연간 경제ㆍ사회적 비용이 14조원을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국내 직장인 4명 가운데 1명 가까이가 알코올중독의 초기 단계인 알코올 의존 성향을 갖고 있고 과음하는 직장인의 비율도 3명 중 1명으로 미국보다 4배 가까이 높아 직장인들의 음주문화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2일 발표한 ‘직장인 음주행태와 기업의 대책’ 보고서에서 한국 직장인의 대다수가 ‘과음’과 ‘잦은 음주’를 생활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 안전사고 발생 등 기업 피해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주 1병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데 12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술을 마신 직장인들은 다음날 취중에 근무를 하는 셈이어서 자연히 근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음주 다음날 결근, 근무시간 중 자리이탈 등 측정할 수 없는 비용도 발생하고 음주로 인한 각종 사고에 대한 보상, 보험처리 등도 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경제적 비용과 음주로 인한 각종 범죄 발생 등 사회적 비용을 합산할 경우 그 규모가 지난 2000년 기준 14조5,000억원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음주로 인한 경제ㆍ사회적 비용 비율은 2.8%로 미국 2.3%(92년), 일본 1.9%(87년), 캐나다 1.1%(92년), 호주 1.0%(92년), 영국 0.5%(83년)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았다.
또 국내 직장인 4,2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0%가 주 1회 이상 술을 마시고 4명 중 1명은 10번의 술자리에서 3번 이상 과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의 2002년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직장인의 과음비율은 31.4%로 미국의(8.4%)의 4배에 육박했다.
특히 알코올 의존 성향 비율은 23.0%(남성 23.7%, 여성 14.7%)로 나타나 직장인 4명 가운데 1명 가까이가 알코올중독의 초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과 직원 건강을 위해 선진기업들처럼 회사 규정에 음주 관련 사항을 넣어 규정을 위반했을 때는 제재하고 음주에 대한 교육과 상담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음주 중심의 회식과 접대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도 주류 판매와 소비에 관한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음주문제 해결을 위한 직장인 표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정신보건증진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