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증시전망] 호재 시들ㆍ악재 확산… ‘흐림’ 예보

이번주에는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보다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투자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ㆍ대통령 방미ㆍ화물연대 파업사태 해결 등 지난 주 상승 모멘텀을 이끈 호재는 약화되고, 카드채 문제ㆍ거시경제지표 악화 가능성ㆍ매수차익잔고 부담ㆍ국제유가 상승세ㆍ달러화 약세 전망ㆍ일본의 금융위기설 등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악재들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주 주식시장은 국내시장의 수급과 미국증시의 움직임이 지수 방향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시장은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고, 매수차익잔고가 1조7,000억원이나 쌓여있어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다. 또 미국도 산업경기가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기대감 속에 IT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16일(미국시간) 미국증시는 도매물가에 이어 소비자물가가 1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는 소식으로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1차로 600선, 2차로 58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63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시장은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술주 전반에 걸친 순환 상승시도가 이어지면서 저항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 45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들의 하루평균 매매대금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거래가 활기를 띄고 있어, 조정 장에서도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이 장 방향 결정 = 지난 주는 프로그램 장세가 이어진 한 주였다. 지수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하자, 선물시장의 단기매매에 따라 현물시장이 출렁거리는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 주말 매수차익잔고가 1조1,700억원에 달해 추가적인 매물 출회와 이에 따른 주가의 하락가능성이 높다. 특히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해줄 수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어 수급개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주말에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쏟아지는 프로그램 매도세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들의 저점매수도 대형주가 아닌 중소형주에 집중되고 있어 이번 주도 프로그램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시장이 반등해도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면서 지수가 하락하는 모습이 반복됐다”며 “이번 주도 외국인 매수와 프로그램 매물이 맞서는 수급상황이 지수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나스닥이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이 강력한 매수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미국시장의 투자심리 호전이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을 이끄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 전망 여전히 불투명 =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산업생산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ㆍ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 등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16일에도 4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됐다. 4월 산업생산은 지난달에 비해 0.5% 높아졌다. 이중 제조업은 0.6%가 감소하고 IT는 1.0%가 증가하며 4개월 연속 증가 폭을 넓혀갔다. 산업생산은 악화되는 추세지만, IT산업은 호전되는 기미가 뚜렷하다. IT와 비IT산업의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재은 한국투자신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선 소비수요 회복과 디플레 우려감 극복이라는 산을 넘고 고용 불황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현시점에서는 미국 경제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장성욱 세종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 위험이 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의지와 달러화 약세ㆍIT산업 회복으로 미국 경제는 하반기에 3%대의 성장률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시 부상하는 카드채 문제 = 이번 주에도 카드채는 태풍의 핵으로 주목 받으며 심리적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에 롤-오버(만기연장)된 카드채들의 만기가 다시 눈앞에 닥쳐오고 있지만, 정부는 `카드채 안정기금의 조성을 통한 시장안정의 추진`인지, 아니면 `철저한 시장논리의 적용`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이 높다. 이번 주 정부가 카드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확한 수습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은데다, 시장에서 계속 문제가 제기되면 결국 카드채가 지수의 반등 폭을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5일에는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용카드 문제가 비카드 부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반등 폭 적었던 중소형 실적 호전주 관심 = 전문가들은 지수가 급등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실적우량주 가운데 주가상승 폭이 적었던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성엽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슈 부각 보다는 이미 노출된 재료에 대한 투자심리 변화와 수급에 따라 기술적인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 “실적중심의 개별 재료성 순환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이번 주에도 120일 이평선 돌파를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지수상승을 이끌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반면 코스닥은 지난 주말 개인들의 거래대금이 1조3,000억원을 넘고 외국인은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미국 IT경기 회복에 따른 기대감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 전체에 대한 방향성보다는 개별 종목군 및 업종 선도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 종목군과 실적 호전주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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