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장, 메가뱅크案 신중론 "금융산업 문제점 뭔지부터 살펴봐야"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2일 "현재 금융산업의 문제가 규모가 작아서인지, 시스템이 부족해서인지, 소프트웨어가 문제이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며 메가뱅크 도입 문제를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윤 행장은 이날 저녁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충분히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검토해 (메가뱅크 설립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기업은행의 입장이 충분히 전달되고 있고, 앞으로도 전달할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행의 발전모델로 미국의 웰스파고은행을 꼽았다. 윤 행장은 "웰스파고은행은 예금ㆍ대출뿐 아니라 보험ㆍ연금 등 다양한 상품을 교차판매하면서 경쟁력을 확보, 유지하고 있다"며 "웰스파고은행은 미국 내수시장에 치중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기보다는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민영화 방안에 대해 "우선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분야에서 차별이 없고 영업상의 제약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를 풀어주는 게 1단계 민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시중은행과의 공정경쟁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주가치가 확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액서민대출사업과 관련해 "상반기 중 기은캐피탈을 통해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신용등급 7~10등급의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비씨카드 체제로 계속 가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씨카드 체제에서 기업은행 색채가 충분히 드러날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할 것"이라며 카드사업 분사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