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헬기(KHP) 개발사업의 국외업체로 유로콥터가 선정된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유로콥터가 헬기 개발 핵심업체로 선정된 것은 무엇보다 대규모 무기개발 및 구매사업에서 미국의 독점적인 지위가 사실상 허물어졌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그동안 연합방위체제와 상호운용성 등을 내세워 한국의 무기사업을 거의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국방부는 과거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에서 KHP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있어 상호운용성 문제 등은 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사용하고 있는 노후 헬기 대부분을 제작한 미국의 벨사는 막판까지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유로콥터를 젖히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 개발 국외업체로 유로콥터가 선정된 것은 이달 중 기종이 결정될 예정인공중조기경보통제기(E-X)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사업은 미국의 보잉 E-737과 이스라엘 엘타의 G-550이 경합중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항공산업의 선두주자인 유럽의 항공기술이 한국으로 이전된다는데도 의미가 있다.
국방부는 유로콥터로부터 핵심기술을 최대한 이전받아 국산화율 6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유로콥터는 앞으로 KAI 등 18개 국내업체와 협력해 한국형 헬기를 개발하는데필요한 로터(날개모터)와 엔진 등 핵심부품에 관한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프랑스 경제지 라 트리뷴은 이날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방산분야 자회사인 유로콥터가 수억달러 규모의 KHP 사업 계약을 따내 KHP 사업에 약 30% 가량 참여하면서 광범위한 기술을 이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9년 시제기 생산에 이어 2010년 초도 생산 단계를 거쳐 2011년부터 245대(육군 231대, 해군 12대, 공군 12대)의 기동형 헬기가 양산된다.
이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헬기 체계개발 등을 담당, 사업을 종합적으로 주관하고 국립과학연구소(ADD)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각각 임무탑재장비와 기본헬기 구성품을 개발, 지원하는 형태로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다.
이들 3개 기관은 국내 독자개발(27개 품목), 기술협력을 통한 개발(39개 품목),국제 공동개발(5개 품목)은 물론 개발이 어려운 고난도의 29개 품목에 대해서는 해외 구매 방안을 병행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HP 사업단 관계자는 "해외업체와의 기술협력 등을 통해 한국형 기동헬기의 국산화율을 적어도 60%대로 맞출 계획"이라며 "개발단계인 시제기 6대에 대해서는 국산화율을 63%, 첫 생산되는 6기에 대해서는 64%의 국산화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말했다.
13명이 탑승해 2시간 가량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게 되는 기동형 헬기 개발에는 시제기 개발비와 양산비, 운영유지비를 포함한 9조1천2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형헬기 개발사업으로 생산유발효과 6조8천889억원, 부가가치창출효과 2조3천248억원, 기술파급효과 4조6천608억원 등 총 13조8천7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총 9조1천억원(개발비 1조3천억원)이 투입돼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KHP사업은 기동형 헬기 245대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로콥터는 미국의 벨사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국방부는 12일 획득개발심의회를 열어 국외업체로 유로콥터를 선정, 13일 오후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에게 보고한 뒤 선정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