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사과문제로 또다시 대치국면미 정찰기 EP-3기의 송환 협상이 사과문제를 둘러싼 워싱턴-베이징간 대치로 다시 난기류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과문제를 둘러싼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자칫 사태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워싱턴 외교가에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사건 발생 8일째인 8일 미국과 중국은 또 다시 '사과' 문제를 놓고 열띤 외교 공방을 재개했다. 미국은 이날 딕 체니 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나서 중국측이 강력한 어조로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는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미 정부의 '사과불가'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미국의 사과불가 입장 재확인은 지난 6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무원 송환 협상이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지 이틀만에 나온 것이어서 양국간 승무원 협상이 중국측의 거듭된 사과요구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특히 부시 행정부내 보수강성 인사로 알려진 체니 부통령은 그 동안의 침묵을 깨고 이날 미 방송사들과 가진 대담프로에서 부시 대통령이 중국조종사 실종에 유감을 표명했음을 거듭 밝히면서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이날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츠하호텐(遲浩田) 국방부장과 하이난성(海南省) 천츠(陳辭) 청장을 통해 사과가 이번 사건 해결의 관건임을 강조, 미국측의 성의 있는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과 관련 워싱턴 외교가에는 양측 협상에 극적 반전이 없는 한 미 승무원 24명의 본국 귀환은 예상외로 지연,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점점 무게를 싣고 있다.
홍현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