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역사 새로 쓰다

■ 빙속 여제 이상화 500m 세계신기록
한국여자선수 최초… 월드컵 8연승
체중 줄이고 하체 강화 추진력 높여
소치·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 기대


'빙속 여제'에게 8연속 우승은 덤일 뿐이었다. 이상화(24ㆍ서울시청)가 금메달 행진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새해 처음 나선 대회에서 무서운 신기록 행진을 벌였다.

이상화는 21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2~201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리그) 2차 레이스에서 36초80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헤더 리처드슨(미국ㆍ37초42)을 제치고 우승했다.

36초80은 지난해 1월 위징(중국)이 여자 500m 사상 최초로 37초 벽을 깨며 작성한 세계기록(36초94)을 1년 만에 무려 0.14초 앞당긴 세계신기록이다. 전날 1차 레이스에서 36초99로 한국신기록을 세운 지 하루 만에 세계기록까지 갈아치운 것.

그동안 빙속 남자 부문에서 이규혁(서울시청)ㆍ이강석(의정부시청) 등이 세계기록을 작성한 적이 있지만 여자부 세계신기록 수립은 이상화가 처음이다. 500m는 육상의 100m 달리기처럼 빙속의 꽃으로 불리는 스프린트 종목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2012년 종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등 이상화는 이 종목의 최강자다. 지난 시즌까지는 예니 볼프(독일), 위징, 왕베이싱(이상 중국) 등과 경쟁 양상이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금메달을 휩쓸더니 새해가 밝자 신기록 행진까지 펼치는 모습이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 월드컵 1차와 4차, 5차에 이어 이번 6차 대회까지 출전한 4개 대회 500m의 1ㆍ2차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했지만 눈부신 신기록 작성에 8연승의 빛이 가려질 정도다. 볼프 등 경쟁자들은 이번 시즌 금메달을 만져보지 못하고 있다.

이상화는 월드컵 포인트에서도 800점을 마크해 2위 볼프(481점)를 큰 차이로 떼어놓으며 2012~2013시즌 종합 우승을 예약했다. 월드컵은 한 시즌 8개 대회를 치르며 7차 대회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다.

여자 단거리 불모지 한국 빙상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이상화는 이제 본격적으로 전성기에 들어선 만큼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도 기대해볼 수 있다. 소치에서 우승하면 이상화는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여자 500m를 2연패하는 선수가 된다. 단거리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보니 블레어(미국)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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