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기 MRO' 자율조정 결렬

사업조정 자율조정도 결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매대행(MRO)시장을 둘러싼 자율조정이 끝내 결렬됐다.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와 한국베어링판매협회는 아이마켓코리아, 엔투비, KeP, 서브원 등 MRO업체들을 상대로 신청한 사업조정에 대해 중기중앙회가 주관했던 자율조정이 결렬돼 중소기업청으로 이관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MRO사업이란 생산에 직접 필요한 원자재를 제외한 사무용품과 공구, 유지보수자재 등 소모성 간접자재를 구매, 공급하는 B2B 사업으로, 지난 2001년 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현재 21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양 협회측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아이마켓코리아(삼성), 서브원(LG), 엔투비(포스코ㆍ한진ㆍKT), KeP(10개 대기업 공동투자), 웅진MRO 등 5대 대기업 계열 MRO 업체의 매출액이 4조3,000억원으로 약 20%를 차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협회측은 “과거 계열사의 사무용품 등을 일괄 구매하는 데서 시작된 대기업의 MRO 사업이 지금은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확대, 별다른 투자 없이 2~3%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면서 중기 납품가격을 떨어뜨리는 등 중소업체들의 경영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들은 신규 회원사는 대기업과 계열사만 허용하고 중소기업을 제한토록 하자는 중앙회의 조정안도 거부해 끝내 자율조정에 실패했다고 협회측은 전했다. 이종목 중기중앙회 사업조정TF 팀장은 “MRO관련 대기업들이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증진이라는 사회적 이슈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 및 국회 차원의 관심과 실질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소모성 행정용품을 대기업과 계약해 조달하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1일 중앙회에서 열린 조달청장과 중소기업계의 간담회에서 문구조합은 “대기업은 시스템만 운영해 수수료를 받을 뿐 실질적인 물류와 납품은 중소기업이 하고 있다”며 “조달청의 MRO 일괄공급자 선정시 참여자격을 일정규모 이상 판매실적을 갖춘 중소기업으로 한정시켜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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