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김종갑씨 접전 벌일듯 채권단내 의견 팽팽…최종후보 선정 진통 예상 노조선 "정치인 휴게실 아니다" 내부인사 지지
입력 2007.02.16 16:55:20수정
2007.02.16 16:55:20
하이닉스반도체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에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김종갑 전 산업자원부 차관 등 5명이 선정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과 산업은행ㆍ우리은행ㆍ신한은행ㆍ농협ㆍ정리금융공사 등 6개 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운영위원회는 지난 15일 투표를 통해 헤드헌팅 업체에서 추천한 10명의 후보 중 진 전 장관과 김 전 차관, 오계환 u-IT클러스터추진센터 소장 등 외부인사 3명과 오춘식 개발생산총괄 부사장, 최진석 전무(제조본부장) 등 내부 인사 2명을 예비후보로 선정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운영위는 오는 26일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개별면접을 실시한 뒤 28일 주간채권단(외환은행)에 면접 평가표를 제출하고 투표를 실시해 3분의2 이상(6개 기관 중 4개 기관의 표) 득표한 1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 하이닉스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현재는 진 전 장관과 김 전 차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진 전 장관의 경우 반도체 전문가라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며 김 전 차관은 대정부 교섭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진 전 장관과 김 전 차관을 놓고 팽팽한 호불호의 견해를 가진 것으로 파악돼 최종 후보 선정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14일 윤종용 부회장 장남 결혼식에서 기자들과 만난 진 전 장관은 하이닉스 CEO 제의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기존에 알려졌던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오 소장은 과거 현대전자 반도체부문장을 지낸 경력이 반영되며 CEO 후보로 추천됐다.
관료 출신 CEO의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닉스의 입장은 명확하다. 반도체 산업과 하이닉스를 잘 아는 내부에서 CEO가 선임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이닉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휴게실이 돼서는 안 된다”며 “반도체 산업이 변화와 시련을 겪고 있는 만큼 3년 동안 흔들림 없이 하이닉스의 미래성장을 이끌 선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오 부사장을 적임자로 보고 있다. R&D와 생산을 총괄하고 있는데다 전략과 영업 부문도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것.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을 지낸 진 전 장관에 대해서도 하이닉스 측은 “삼성 임원을 영입하는 것과 삼성 출신이 CEO가 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일 뿐 아니라 진 전 장관은 이제 경영인이 아닌 정치인”이라고 못박았다.
하아닉스 차기 CEO 선임을 두고 채권단 사이에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행정가의 자리 만들기 등 낙하산 인사의 성격은 하이닉스 노조 등 내부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며 “하이닉스의 도약을 위해서도 전문가형 CEO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지분이 많은 산업과 우리은행 등이 운영위원회에 포함된 만큼 정부 관료 출신 후보가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고 증설 문제와 매각절차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