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A 상장사 등 우선주 발행 허용

2018년까지 은행 BIS비율 11.5%로

중국 금융당국이 우선주 발행을 통한 은행의 자본확대를 허용했다. 오는 2018년 말까지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11.5%로 맞추기 위한 사전조치로 풀이된다.

23일 중국 경제일보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상하이증권거래소인덱스50에 포함된 시가총액 상위기업과 인수합병(M&A)에 나선 상장사, 자사주 매입 상장사 등에 우선주 발행을 허용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을 지급해 상장사들의 자본확충에 주로 이용된다.

당국은 우선주를 한 차례 심사를 거쳐 몇 차례로 나눠 발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정 요건을 갖춘 비상장사에도 장외우선주 발행을 허용했다. 다만 발행 대상은 200인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상업은행들이 상하이인덱스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는 주가하락으로 보통주 매각이나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이 어려워진 은행들의 숨통을 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이니 위엔 마스터링크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은행들은 지난 2년간의 주가하락으로 보통주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는 은행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업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2.19%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인 9.5%를 넘어섰지만 농업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9~9.3%로 기준에 못 미친다. 리우준 장지앙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말까지 은행들이 5,000억위안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선주 발행 허용으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주는 기업 구조조정에도 요긴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한계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해법으로 M&A를 장려하고 있지만 자금조달의 어려움 때문에 M&A 성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리다샤오 잉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선주 발행 허용은 우량주의 기업 자금조달 기능을 회복시켜줌으로써 다른 기업 인수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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