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남자친구에 이어 또 다른 '여왕의 남자'가 화제다. 10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박인비(26·KB금융그룹)와 함께 약혼자 남기협(33)씨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골프여제' 박인비가 이날 결혼 소식을 알렸기 때문이다.
전날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첫 승을 올린 박인비는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깜짝' 결혼 발표를 했다. 그는 "골프장에서 야외 결혼식을 올리는 게 꿈이었다. 시즌이 끝나면 겨울이 돼 친지와 하객들이 불편해하실 수 있어 결혼식 날짜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2011년 8월 서울에서 약혼식을 올린 박인비는 그동안 결혼식은 2014시즌이 끝난 뒤 국내 골프장에서 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앞당긴 결혼식 날짜는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9월11~14일)이 끝난 뒤인 9월 또는 10월 중으로 잡았고 신혼여행은 몰디브로 간다. 신혼집은 지난해 이미 판교에 162㎡(약 49평)짜리 아파트로 마련해뒀다.
◇'아저씨'에서 남편으로, 6년 만의 결실=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도 뛰었던 프로골퍼 출신 남씨는 2011년부터 4년째 박인비와 '세트'로 움직이고 있다. 예비남편이기 이전에 스윙코치이자 매니저인 셈이다. 그는 키 180㎝에 선한 인상의 '훈남'이다.
박인비는 19세였던 2008년 US오픈에서 덜컥 우승한 뒤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자 남씨에게 투어 생활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골프장에서 일하던 남씨는 곧바로 직장을 그만두고 박인비를 따라나섰다. 그때 박인비는 '여제'도 아니었고 세계랭킹 1위도 아니었다.
2011년까지 3년간 우승이 없던 박인비는 2012년 상금퀸에 최저타수상으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고 지난해 메이저 대회 3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6승을 쓸어 담으며 올해의 선수상까지 탔다. '사랑의 힘'이었다. 이전까지 박인비에게 때로 '족쇄'였던 골프는 남씨와 함께하면서부터는 사랑하는 사람과 세계 곳곳을 누비는 달콤한 '여행'이 됐다. 지난해 말 올해의 선수상 수상 연설에서 박인비는 남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내 약혼자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운 좋은 사람은 바로 저예요. 그가 있어 골프와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었거든요."
남씨를 처음 만난 건 박인비가 고등학교 3학년 때인 20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골프연습장에서였다. 박인비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남씨는 당시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다가 박인비를 만났다. 남씨에 대한 첫인상은 "그냥 아저씨"였다고. 하지만 남씨의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와 배려심에 박인비는 '아저씨'와의 거리를 차차 좁혀갔고 2007년 국내 대회에서 남씨가 박인비의 캐디를 맡으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정식 교제는 2008년 7월부터였으니 6년 만에 사랑의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들러리는 최나연=박인비의 결혼식 때는 최나연(27·SK텔레콤)도 깜찍한 드레스를 입는다. 김송희(26·한화), 오지영(26·한화)과 함께 신부 들러리로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나연은 호적상으로는 1987년생이지만 실제로는 88년에 태어나 박인비와 동갑이다.
최나연은 지난해 미국 올랜도에 있는 자택에 박인비 커플을 초대해 1주일간 함께 생활할 정도로 박인비와 '절친'이다. 같이 김치찌개와 불고기를 요리하고 테니스도 하면서 투어 생활의 고단함을 잊었다. 박인비의 동료들이 모두 그렇듯 최나연도 예비남편과 늘 붙어다니는 박인비를 부러워한다. 최나연은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인비는 남기협씨와 다니면서 안정감을 느끼게 됐고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행복하게 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