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몸집부풀리기 본격 나선다

12일부터 유럽의회를 개최하고 있는 유럽연합(EU)는 13일 중·동유럽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야심찬 21세기 청사진을 내놓았다.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불가리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타,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과 내년에 EU 가입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는 또 터키에 대해서도 후보국 지위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이미 키프로스,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폴란드, 슬로베니아 등과 가입협상을 벌이고 있다. 로마노 프로디 EU 신임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에서 『로마제국 붕괴이후 처음으로 유럽을 하나로 통일할 기회가 왔다』면서 『이번 유럽 통일은 무기가 아닌 공통의 이상과 규범으로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회원국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세계경제의 중심이 태평양시대로 바뀌고 있는데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이와 함께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있는 유럽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경제는 올초 「유로」화 출범이후 새롭게 짜인 경제모델을 토대로 점차 힘을 발휘하고 있다. EU내 단일통화 회원국(유로 존) 11개 국가의 올해 평균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3%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대에 그칠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92년이후 처음으로 추월하는 것. 경제전문가들은 『유로 존은 예측불가능한 미국의 경제를 대신할 국제경제의 대안』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대통합의 시나리오에는 넘어야 할 험한 산도 적지 않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풀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디 위원장도 『루마니아는 경제회복과 고아문제 해결, 불가리아는 낙후된 원자력발전소의 폐쇄일정 확정, 터키는 민주화와 인권 및 종교자유 등의 정치적 기준 충족이 선결과제』라고 밝히고 있다. 또 EU 경제통합의 핵심인 단일과세협정이 유로채권에 대한 면세여부를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이번 유럽의회는 WTO에 제시하기로 돼있는 무역에 관한 단일안조차 회원간의 이해차이로 도출해내지 못했다. 『유럽대륙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평화와 자유·정의·평등 속에서 공생할 수 있는 유럽을 만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프로디 위원장의 말이 실현되기까지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백재현기자JH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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