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남북관계 청신호 기대

정동영통일-김정일위원장 전격 면담
회담재개 국제적 압력속 金위원장 전면 등장
안보리회부등 정치·경제적타격 사전타개 포석
'對美 불안감에 南끌어들여 시간벌기' 해석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기 위해 수행원들과 백화원 초대소를 나서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6자회담·남북관계 청신호 기대 정동영통일-김정일위원장 전격 면담회담재개 국제적 압력속 金위원장 전면 등장안보리회부등 정치·경제적타격 사전타개 포석'對美 불안감에 南끌어들여 시간벌기' 해석도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기 위해 수행원들과 백화원 초대소를 나서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6ㆍ15 민족통일대축전 폐막식 후 강만길(왼쪽) 상지대 총장 등 남측 대표단이 평양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이별을 아쉬워하자 평양시민들이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일 위원장이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전격 면담, 6자 회담 복귀와 장성급 회담 재개의사를 밝혀 꽉 막힌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더욱이 서울에서 열릴 8ㆍ15 기념행사에 북측이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하고 이산가족 11차 상봉도 약속해 전반적으로 해빙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위원장이 전면에 등장한 이유는 6자 회담 재개에 대한 미국ㆍ중국ㆍ일본 등 국제사회의 압력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이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정치ㆍ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기 전에 사전에 이를 타개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이 북핵 문제를 놓고 1시간30분 동안 열띤 논의를 벌인 것을 봐도 북측이 얼마나 이 사안을 심각히 여기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북한 내부의 심각한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언제까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인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북측이 남측을 끌어들여 '시간벌기'에 나선다는 해석도 없지 않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 10일 노무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체제안전보장, 경제지원은 물론 미국과 북한이 보다 정상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내용은 예전에 비해 진전된 게 없어 북측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6일 밤 정 장관을 만나 "미국이 우리의 체제와 제도를 인정하면 우리도 미국을 우방으로 대할 것"이라며 조건을 단 것 역시 북한이 기대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김 위원장의 전향적인 발언은 북한이 일단 대화 무대 복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제 공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셈이다. 미국의 반응 여하에 따라 북핵 문제의 진로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면담은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길 꺼리던 김 위원장이 정 장관과 5시간 가까이 심도 깊게 의견을 교환했다는 점부터 긍정적인 사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북핵 6자 회담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핵을 포기하더라도 국교정상화, 경제보장, 경제지원을 얻어내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06/1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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