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관 70주년을 맞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장서 1,000만권 시대를 연다. 국립도서관으로는 세계에서 15번째,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1,000만 장서 달성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임원선 관장은 "1,000만 장서 달성은 우리나라 문화와 학술 분야의 누적된 창작역량이 이제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장서는 지난 1945년 10월 개관 당시 약 28만5,000권에 불과했다. 이후 1988년 올림픽 직전 100만권을 넘어섰으며 2004년에는 500만권 이상이 됐다. 1,000만 장서는 서울시 인구 수와 맞먹으며 서가에 꽂으면 약 235㎞에 달한다. 경부고속도로로 서울에서 추풍령고개를 넘어 김천에 이르는 양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000만 장서 달성을 기념해 기념식과 전시회 및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선 1,000만번째 책을 등록하는 이달 14일 1,000만 장서 달성, 개관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천만장서, 당신의 힘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기념식을 시작한다.
기념식에서는 도나 시더 차기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회장,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및 윤희윤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을 비롯한 도서관계와 출판계의 축하인사, 1,000만 장서에 이르기까지 도서관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대한 시상도 이뤄진다.
이후 6월까지 1,000만 장서 특별전, 국제 심포지엄, 야외음악회, 저자와의 만남 등 특별한 잔치를 이어간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소장한 장서를 전 국민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1,000만 장서 중 발간된 지 5년이 경과한 자료로 저작권법에 따라 도서관 간 전송이 가능한 250만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책장을 스스로 넘기면서 시간당 최고 2,500여면의 고속 스캔과 광학문자인식처리(OCR)를 통한 텍스트 변환까지 가능한 로봇 스캐너를 국내 최초로 도입, 운용하고 있다.
디지털화된 자료는 저작권법에서 허용하는 전국 1만9,000여 도서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장차 저작권료를 지불한 뒤 안방도서관에서도 볼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법제도 개선도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임 관장은 "디지털 시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