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보유하고 있는 하나로통신·두루넷·신세기통신·온세통신 등 알짜배기 통신지분은 최근 새판짜기가 한창인 통신업계의 판도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어 불꽃 튀는 지분확보전이 예상된다.5일 한전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전은 최근 정부의 제2차 공기업 경영혁신 및 민영화계획에 따라 출자지분을 올해 말까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한전 출자지분 매각시한을 정하지 않았음에도 이같은 계획을 세운 것은 발전 자회사 분할 등 민영화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전은 이미 굿모닝증권과 법무법인 태평양을 금융 및 법률자문사로 선정해놓고 구체적인 통신지분 매각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다.
한전의 통신출자회사는 현재 하나로통신(시내전화·인터넷), 두루넷(회선임대·인터넷), 신세기통신(이동통신), 온세통신(국제·시외전화), 넥스트웨이브(미국 PCS) 등 5개사.
한전은 5.3%를 보유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하나로통신의 주요주주인 두루넷(5.33%), 보험복지공단(2.28%) 등과 매각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3개 주요주주가 12.8%의 제휴지분을 확보해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하나로통신 지분을 7.08% 보유하고 있는 대우그룹도 매각의사를 밝힌 상태이기 때문에 한전·두루넷·보험복지공단의 제휴지분은 삼성·LG·SK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경영권 인수다툼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한전은 또 2.2%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기통신 지분을 다음달 중 매각할 계획이다. 한전은 신세기통신 지분을 각각 25.18%, 23.41%씩 보유하고 있는 포항제철과 코오롱에 공정가액 매수요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포철·코오롱과 매매가격 절충에 실패할 경우 입찰방식의 제3자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5월 주당 2만6,250원에 우선매수할 것을 제의했으며 포철과 코오롱은 지난달 각각 1만4,500원과 1만2,125원의 희망가격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고합등과 24%의 지분을 제휴한 온세통신 주식은 미국 사우스 웨스턴 벨(SBC)사에 매각할 방침이다. 두루넷 지분 9.9%는 하나로통신 지분을 처분한 뒤 매각한다는 전략이다.
한전 민영화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5대 그룹의 경우 한전의 통신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방 눈치보기에 주력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라고 전하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중견 통신업체들의 입질도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