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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은 지난 2000년 8월 직원 5명으로 출발해 2012년 516명으로 성장한 스크린골프 서비스 업체다. 이 회사는 신시장을 개척해 국내 시장 80%를 거머쥐었다. 골프존이 창출한 시장 규모는 2006년 120억원에서 2010년 기준 2,000억원 수준으로 17배 가까이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력과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30개국에도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스크린골프는 골프 시뮬레이터, 3D 영상 콘텐츠, 고속물체를 인식하는 기술, 정밀 측정기술과 실시간 처리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해야 가능한 서비스다. 센서 기술과 시뮬레이션 기술, 그리고 골프 스포츠가 결합해 신개념의 서비스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서비스 산업이 제조업과 만나 새로운 형태의 시장 영역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가 스크린골프다. 이러한 '신융합산업'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 저변에 '응용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의형 연구개발(R&D)'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 이처럼 기존 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만나 고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은 곳곳에 열려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지금이 R&D 시스템 전반에 창의적 요소를 가미해 R&D 시스템을 혁신해야 하는 시기라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혁신형 R&D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사=기술발전사'일 만큼 산업기술 발전·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경제 성장을 주도했다. 무역 대국이 된 지금은 경제 발전에 대한 기술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기술 발전이 이끄는 경제 성장의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산업간 융합을 통한 신시장 발굴, 선도형(first mover) 산업 육성이 절실한 현실임을 감안할 때 산업화를 염두에 둔 정부 R&D는 여전히 필요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정부 R&D 규모를 늘려가는 동시에 민간 R&D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이 R&D 연구 성과들이 확산돼서 사업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의 시장성을 발굴하고 연계해주는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가 R&D 전략을 미시적·거시적 관점 모두 균형 잡힌 시선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이와함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융합형 공학교육을 확대·발전하는 것이 창의형 R&D를 이끌어갈 고급 인재 확보 차원에서 시급한 과제다. 연구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연구과제 수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율성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과 대학이 구성한 컨소시엄의 실무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업계에서는 개발된 기술의 적극적인 사업화를 유도하는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초 연구 결과를 민간으로 이전하거나 사업화를 추진하는 전담 조직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고, 각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 지원을 위해 전문화된 미니 R&D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R&D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특허를 사업화해 발생한 수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조세지원 제도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고용창출과 관련, 우리나라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의형 R&D 지원이 미흡한 편이다. 세계 2위 수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R&D 투자 비중(4.03%)을 자랑하는 것에 비해 창의형 R&D 성과가 많지 않은 것은 재원 배분이 전략적이지 못했던 탓이 크다. 특히 그동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이나 나로 우주센터 등 기초 연구를 위한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확충했지만, 그에 비해 산업화를 촉진하는 혁신형 R&D 인프라 구축은 다소 부족했다.
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 필요한 기술 요구를 파악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나오며, 나아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인 기초과학 육성도 필요하지만 실제 산업과 시장을 움직이고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기술 개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