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25일 기업 인수합병(M&A)에 따른 경쟁제한성을 판단할 때 세계화 관점에서 보는 등 심사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공업협회 조찬강연에서 “대우조선해양을 누가 인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과거에는 기업결합심사에서 결합 이후의 경쟁제한적 요인을 많이 고려해 판단했으나 이제는 시장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홈플러스와 홈에버 인수심사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판단을 했다”며 “시장 획정이나 경쟁제한성에 대한 시각을 세계화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기업결합에서 시장 획정을 국내ㆍ동남아ㆍ세계시장 중 무엇으로 잡느냐가 중요하는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며 “(앞으로 정책방향은) 경쟁제한성을 판단할 때 넓고 장기적으로 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백 위원장은 중소기업에서 요구하는 납품단가연동제의 경우 도입시 중소기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재확인했다. 백 위원장은 “납품단가연동제는 시장가격이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는 시장원리를 깨뜨릴 위험이 있고 중소기업을 위한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동제가 도입되면 대기업이 구매선을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전환해 오히려 중소기업이 어려워지고 국내 경기도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