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시위 사흘째…오늘 밤 진정·확산 갈림길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시의 소요 사태가 26일(현지시간)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진정과 확산의 갈림길에 섰다.

이번 소요 사태의 진앙지인 퍼거슨 시는 물론 전날 대규모 지역별 시위에 동참한 수도 워싱턴DC와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미 전역의 170여 개 도시 대부분이 이날 밤 또다시 시위를 할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 당국은 이날 밤 시위로 이번 사태의 향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퍼거슨 시에서는 시위대가 이날 오전부터 간헐적인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는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시청 건물 안에까지 들어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의 구호를 외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된 이번 소요 사태는 첫날인 24일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고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으나 이틀째인 전날에는 큰 불상사 없이 끝났다.

퍼거슨 시 주요 도로를 따라 밤늦게까지 시위가 이어지면서 경찰차 한 대가 불에 타고 경찰과 시위대 간에 최루탄과 화염병, 돌이 오가긴 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첫날에 비해 피해 규모도 크게 줄었다. 경찰에 체포된 인원도 첫날 61명에서 이튿날 44명으로 줄었다.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서장은 “전체적으로 (첫날밤보다) 훨씬 상황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워싱턴DC를 필두로 170여 개 도시에서도 대규모 심야 집회와 시위가 있었으나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다만,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하거나 도로 점거, 경찰관 폭행, 음주 소란 등의 혐의로 130명이 체포됐다.

미 언론은 전날 시위가 첫날처럼 격화되지 않은 데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가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시카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좌절감은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많은 유색인종 공동체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이지만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좌절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며 “빌딩과 차를 불태우고 재산을 파괴하면서 시민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방식에는 관용이 있을 수 없다”고 엄벌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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