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1달러=100엔'에 육박할 정도로 급락하면서 엔고를 이유로 해외로 생산설비를 옮겨가던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닛산자동차가 최근의 엔저 추세를 반영해 올 가을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전면 이관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닛산은 엔고대책의 일환으로 북미지역 주력 수출모델인 '로그'와 '무라노' 등 2종의 SUV 생산(20만대)을 미국 내 2개 공장으로 옮길 예정이었지만 엔화가치 급락으로 국내 생산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자 계획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닛산은 국내 생산대수를 2012회계연도 119만5,000대 수준에서 올 회계연도에 95만대로 조정하는 방향으로 생산라인 재편을 추진했으나 앞으로도 100만대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닛산은 올 2월까지도 엔ㆍ달러 환율을 달러당 79.2엔으로 상정했지만 최근 환율은 달러당 99엔대까지 오른(엔화약세) 상태다. 엔ㆍ달러 환율 1엔 상승은 닛산의 영업이익을 연간 200억엔가량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도요타도 엔저에 따른 수출증대를 반영해 올 4~9월 국내 생산대수를 당초 계획보다 10%가량 늘리기로 했다. 1~9월 기준 국내 생산대수는 20만대가량 늘어나게 된다. 마쓰다 역시 올 회계연도 국내 생산대수를 전년비 5%가량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국내 영업수지는 엔저효과에 힘입어 줄줄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의 국내 영업수지는 올 회계연도에 1,500억엔을 기록,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며 닛산도 5년 만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이 밖에 혼다와 마쓰다는 각각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