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세상] '소비자가 오너 되는' 시장흐름 읽어야 생존

■ 마켓 3.0 / 필립 코틀러 지음, 타임비즈 펴냄


현재의 시장을 대체해가고 있는 '3.0 시장'이라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공하면서 그 흐름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필립 코틀러는 앞으로 시장은 '마켓 3.0'이라고 명명할 수 있으며 그것은 소셜 네트워크와 급속한 변화의 속도가 이끄는 '소비자가 오너가 되는 시장'이라고 말한다. 코틀러는 지금까지 시장을 각각 '1.0 시장'과 '2.0 시장'이라 정의한다. 두 시장은 거대기업으로부터 중소 상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의 생존을 가능케 했던 물리적이고 환경적인 터전이었고 소통의 범위와 경쟁력의 원천 자체가 근원적으로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시장인 '3.0 시장'이 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인터넷으로 촉발된 소셜 네트워크의 확산, 세계화라는 거대한 시장의 팽창, 창의적 인간과 소통하는 세상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장을 창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기업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창조하고 만들어내는 모든 방식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책은 그 변화의 실체를 그려낸다. 60여 년에 걸쳐 비즈니스를 규정해왔던 '1.0 시장', '2.0 시장'의 특징, 앞으로 펼쳐질 '3.0 시장'의 양상을 설명한다. 세계 전체가 '3.0 시장'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적 요구도 정리했다. 기업과 개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3.0 시장'에서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변해야 할 체질과 철학, 경영의 변화 포인트도 제시한다. '3.0 시장'에서는 각 조직과 실천방향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큰 그림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 방안 형태로도 정리하고 있다. 애플, GE, 아이디오 등 3.0 시장을 선도하고 만들어가며 리드하는 기업들의 특징은 사람들의 극단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승자독식의 패러다임이 아니라 함께 창조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적 특성을 가진 '3.0 시장'의 특징을 가장 잘 읽고 있으며 사람들의 영혼까지 사로잡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압도적인 기술을 통해 남들이 넘보기 힘든 제품을 만들어내지만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자체로 고용을 창출하고 새 수요를 만들어내는 발상 전환에 능하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시장에서는 바로 이런 철학을 가진 자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간 시장을 움직이고 거래를 창출하고 새로움을 만들어냈던 '1.0 시장'과 '2.0 시장'이 막을 내리고 '3.0시장'의 문턱에 서있는 흐름을 제대로 읽고 대응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기업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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