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리 원전의 가동이 중단된데다 열량환산기준도 변경됨에 따라 장기간 감소세를 보였던 석유 의존도가 1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식경제부는 3일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이 총 2억3,950만TOE(석유환산톤)으로 전년 대비 2.6%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 2006년(2.1%)보다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에너지원별로는 석유가 전년보다 2.8% 늘어난 7억8,670만배럴 소비돼 전체 1차 에너지 소비 중 44.7%를 차지하며 비중이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에너지 사용량 가운데 석유 비중이 상승한 것은 1994년(62.9%) 이후 처음이다.
석유 비중 상승은 지난해부터 에너지원별 비교를 위해 사용하는 열량환산기준에서 석유의 열량이 높아진 것이 이유다. 과거 열량기준을 적용하면 석유 의존도는 43.4%로 2006년보다 낮아졌다는 게 지경부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원자력발전의 일부 가동 중단으로 원자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데 따른 착시현상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 비중은 고리원전 가동중단 등의 영향으로 13.2%를 기록해 전년보다 2.7%포인트 낮아졌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의 비중은 2006년 13.7%, 24.3%에서 지난해 14.2%, 25.4%로 높아졌다. 또 석탄 중 무연탄은 산업용 소비가 2006년 515만톤에서 지난해 521만톤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가정ㆍ상업용 소비는 연탄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233만톤에서 186만톤으로 줄었다.
한편 에너지 소비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에너지 탄성치는 0.53으로 전년(0.40)보다 상승한 것으로 추계됐다. 지경부는 이에 대해 “2006년에 따뜻한 기온으로 난방용 수요가 둔화해 소비 증가율이 낮았고 경제가 성장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