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하는 구상성단' 거대구조 첫 발견

서울대 이명균 교수팀 은하단 기원 규명 토대 마련


국내 연구진이 수천 개의 은하로 이뤄진 은하단에서 방랑하는 구상성단의 거대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발견해 은하는 물론 은하단의 형성과 진화, 구상성단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서울대 이명균(사진) 교수와 박홍수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황호성 프랑스 CEA천체물리연구소 박사로 이뤄진 연구팀은 지난 20여년간 이론적으로만 예측된 구상성단의 거대 구조를 관측해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약 100만개의 별이 축구공처럼 둥글게 모여 있는 구상성단은 평균 나이가 우주에서 가장 많은 120억년이기 때문에 우주의 나이를 측정하거나 우주 초기의 진화 상태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은하단(수백 내지 수천 개의 은하가 모여 있는 천체)에서 발견되는데 구상성단은 중력 때문에 무거운 은하 주위로 몰리기도 하고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돌기도 한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은하단에서 방랑하는 구상성단이 은하단 중심부에 몰려 거대한 구조를 이룰 것이라고 추측해왔을 뿐 관측의 한계 때문에 이를 검증하지 못했다. 이 교수팀은 ‘슬론 전천 탐사(Sloan digital sky survey)’ 자료를 분석해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구상성단의 구조, 즉 구상성단을 구성하고 있는 별들의 분포 및 밀도를 분석해 지도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은하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돌아 다니는 구상성단이 존재하고 이들이 은하보다 훨씬 거대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이 교수는 “방랑 성단은 빅뱅 이후 작은 왜소 은하에서 태어난 후 이곳을 떠나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구상성단의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우주에서 최초로 태어난 별과 은하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마련, 우주의 거대구조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 11일(현지시간)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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