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취업자당 생산성 빠르게 하락
OECD 가입국 중 가장 긴 노동시간 등도 개선해야
한국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2010년 이후 빠르게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이미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간 후 정점을 찍고 다시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 산업혁신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산업연구원은 16일 ‘대일(日) 캐치업 이후 한국 제조업’ 보고서를 내고 우리나라의 취업자당 생산성은 2008년 일본을 추월, 2013년 기준 일본의 1.1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시간당 생산성은 일본의 96% 수준으로 거의 근접했다.
한국의 제조업 취업자당 생산성은 국제 기준으로도 높았다. 세계 제조업 10대국 중에서는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서는 10위를 보였다. 다만 시간당 생산성은 아직 OECD 중하위 수준인 17위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금속제품, 섬유의 생산성이 일본보다 높았다. 반면 섬유를 제외한 경공업과 석유석탄, 화학, 1차금속 등에서는 일본이 한국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일본 모델을 따르며 2000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지만 최근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취업자당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2000~2010년 7.2%를 보였지만, 2010~2013년은 2.8%, 지난해는 0.5%까지 둔화했다. 급기야 올해 상반기는 생산성이 2.7%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취업자당 생산성이 세계 상위 수준에 오르면서 기존의 추격형 발전전략에서 벗어나 산업혁신을 통해 전체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시간 노동생산을 해 생산금액을 늘리는 전략도 수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OECD중 두 번째로 길다. OECD 평균에 비해 22% 높고 일본에 비해 25%나 많다. 기존의 양적 투입 중심의 발전전략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진국 추격형 전략에서 시장 선도자로 산업혁신을 주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혁신과 창의성에 가중치를 두는 쪽으로 산업전략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