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액은 6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 32개월 만에 사상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다. 배경은 다름아닌 전세계 60개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배송된 삼성전자 갤럭시S4. 삼성전자 스마트폰 S4가 대한민국 월간 수출액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삼성의 영향력도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경제를 먹여 살린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삼성전자 갤럭시S4의 힘은 20년 전 씨를 뿌린 신경영의 도전정신에 힘입은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1이 출시된 지난 2009년만 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전세계 스마트폰 광풍을 몰고 오면서 삼성전자는 그저 아이폰을 추격하는 여러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하나에 불과했을 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에는 신경영정신이 있었다. 그 저력에 힘입어 삼성은 철옹성 같던 애플 천하를 무너뜨리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삼성 천하를 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0.4%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애플과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리고 1위를 유지했다"면서 "이 같은 성과는 산업사에 길이 남을 기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삼성에 '갤럭시 신화'의 에너지를 제공한 신경영은 이건희 회장이 1993년 6월7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 주창한 것으로 ▦양에서 질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스피드 경영으로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경영혁신 운동이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오늘날 갤럭시 신화가 가능했던 것도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했던 신경영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오는 7일 신경영 20주년을 앞두고 3류를 넘어 2류로, 그리고 1류로 올라서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이 회장의 신경영 구상이 아직도 삼성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갤럭시 신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신화는 도전의식의 산물=삼성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임직원들의 머릿속에 살아 숨쉬는 도전의식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2류에 만족하지 않고 한 방향을 정해 품질 제일주의로 제품을 생산,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도전의식이 스마트폰의 신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는 최고의 품질을 위한 처절한 내부반성과 자기검증이 앞섰다.
아이폰을 따라잡아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에 퇴근을 마다하고 연구실 야전침대에서 숱한 밤을 새워가며 연구한 도전정신이 신화창조로 이어졌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3 출시를 앞두고 스마트폰 케이스 불량이 발생하자 돌연 갤럭시S3의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 그리고 곧바로 불량 스마트폰 케이스를 모두 폐기 처리했다. 불량은 암과 같다는 이 회장의 20년 전 강연 내용이 여전히 삼성그룹 임직원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기에 가능했다.
과거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이 불량 휴대폰을 모아놓고 화형식을 하면서 새로운 각오로 더욱 완벽한 제품을 내놓았던 것처럼 삼성전자는 갤럭시S3의 초기 불량에 대한 반성을 완벽한 S4 출시로 만회했다.
◇미래를 내다본 중국 투자=삼성그룹은 지난해 3월 말까지 전체 105억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중국이 1992년에 한중 수교를 맺은 점을 감안할 때 삼성은 20년간 105억달러를 중국에 쏟아부은 것이다. 중국 법인의 매출금액은 2011년 한 해 동안만도 투자금액의 5배에 달하는 510억달러로 조만간 1,000억달러 매출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이 이처럼 전세계 기업 중 중국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해 결실을 거둔 것은 10년 앞을 내다보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혜안에서 비롯됐다. 거대한 내수시장 규모와 함께 저렴한 노동력의 장점을 삼성이 전세계 기업 중에서 가장 정확하게 예측했고 이를 곧바로 실행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국 공략의 시발점은 이 회장의 중국 공략 의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장은 2003년 사장단에게 중국 시장이 앞으로 급속도로 커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뒤 중국 공략을 직접 챙겼다. 특히 이 회장은 중국 공략에서 단순히 값싼 노동력만 보지 말고 내수시장 확대 가능성을 두고 중국에 접근할 것을 지시했다. 이 역시 양(중국 생산 기지화)보다는 질(내수시장)을 보고 접근하라는 신경영의 큰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20년 전의 신경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지만 삼성에는 여전히 위기의식과 도전의식이라는 DNA가 살아 있다"며 "삼성이 20년 만에 급격하게 성장하고 전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같은 의식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한 듯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