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강행] 전문가 진단-국방

핵 미사일 한국 겨냥 가능성 배제 못해
차영구 전 국방부 정책실장


[北 핵실험 강행] 전문가 진단-국방 "북 핵 미사일 한국겨냥 배제못해"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차영구 전 국방부 정책실장 "북한 핵 미사일이 한국을 겨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대단히 중대한 상황으로 우리정부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확실히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 대북 군사문제 및 대미 안보협력과 관련, 국내 최고전문가 중 한사람으로 꼽히는 차영구(59ㆍ예비역중장ㆍ사진)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9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북의 핵실험은 사실상 핵 보유국임을 선언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차 전 실장은 북이 핵실험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 "3개 이상의 다목적 카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북한이 현실적으로 강하게 느끼고 있는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핵 보유국임을 알려 군사적 억지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북한이 미국의 금융 및 경제제재 등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상황을 탈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실험을 강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계좌를 동결하는 등 북의 해외 자금줄을 차단한 상태며 이에 따라 일본ㆍ호주 등도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차 전 실장은 또 "경제적으로 어렵고 고립된 상황에서 체제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내부 단속용으로 핵실험을 실시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용산기지 이전 협상 등을 주도한 대미 군사통인 차 전 실장은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말처럼 "핵실험 후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임을 우리 정부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단히 중대한 상황으로 적당히 얼버무릴 수 없게 됐다"며 "핵실험을 했다는 것은 핵보유국임을 선언하는 것으로 우라늄 농축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행여나 정부가 '북핵은 위협이 아니다'고 주장한다면 국제사회가 '넋 나간 나라'로 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군사적 적대국인 북한이 한국을 겨냥 안한다고 자신할 수 없음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 전 실장은 "한국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확실하게 보조를 맞추며 이 상황을 타개해 가야 한다"고 재차 주문했다. 한편 그는 미국 측 대응에 대해 "현재 민간인 신분으로 미국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에 대한 예측은 어렵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0/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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