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끝내 물거품될수도

한화, 본계약 체결 안할 가능성
한화 "시장기능 멈췄고 실사도 못했는데…"
산은선 "원칙대로 할것… 언론플레이 말라"



대우조선 매각 끝내 물거품될수도 한화, 본계약 체결 안할 가능성한화 "시장기능 멈췄고 실사도 못했는데…"산은선 "원칙대로 할것… 언론플레이 말라"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산은으로부터) 답이 안오면 본계약은 못하게 된다.”(한화그룹 고위관계자) “원칙대로만 하겠다. 한화는 언론플레이를 그만두라.”(산업은행 관계자)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를 놓고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본계약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5일. 이 기간 내에 양측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은 끝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간 “본계약은 일정대로 체결하되 잔금 납입 기한 및 방법에 대해서는 산은 측의 융통성을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24일 “산업은행 측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본계약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반면 산업은행은 한화 측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원칙대로만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화 “시장기능 멈춰 방법이 없다”=한화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지난 10월 24일. 포스코와 GS의 컨소시엄이 깨진 상태에서 사실상 경쟁자 없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한화 측은 “그룹의 운명을 건 인수경쟁에서 운까지 따라줘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자축했다. 이후 한화는 지난달 14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산은 측과 체결하고 19일에는 6조5,000억원 가량인 총 인수대금의 5%에 해당하는 3,000억원 이상을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했다. MOU는 12월 29일에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5%의 추가 이행보증금을 납부하고 이후 3개월 이내에 잔금 90%를 현금으로 완납한다는 조건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한화의 고민은 MOU 체결 직후부터 시작됐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고용보장 ▲임단협 승계 ▲종업원 보상 ▲자사주 출연 ▲자산 매각 금지 등을 요구하며 정밀 실사를 가로막았고 때마침 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가 국내에 전이되면서 자금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함께 얼어붙었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경기도 시흥 군자매립지 매각 및 대한생명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 처분이 모두 이뤄지지 않는데다 투자를 약속한 국내ㆍ외 투자자들도 의사를 철회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산은 “한화 문제 풀 의지 있나”= 한화 측은 본계약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부 입장을 확정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들고 있다. 하나는 본계약에 응한 뒤 잔금 납입 기한을 못 지킬 경우 총 인수대금의 5%를 추가로 몰수당한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실사를 못한 채로 본계약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미 납입한 3,000억원을 몰수당하는 것도 그룹에 어마어마한 금융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2007년 순이익 규모는 1조원 수준이며 올해 순이익 규모도 비슷할 전망이라 3,000억원은 그룹 전체 1년 농사 결과의 30%에 해당한다. 한화 측은 “최선의 방법은 산은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해서 잔금 납입 시기를 연장해 주거나 분할납부의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면서 “산은과 한화가 함께 시간을 벌자는 제안인 만큼 현명한 대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은 측은 이 같은 한화의 태도에 불쾌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한화 측이 찾아와서 협의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언론플레이로 자신들의 뜻을 흘리고 있다”며 “한화 측이 정말로 문제를 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려= 한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방법이 다양한데 왜 양측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10월에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원칙만을 강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계약을 깨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산은과 한화가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은행권 관계자는 “산은이 한화에 융통성을 보일 경우 향후 일어날 수 있는 봐주기 논란은 누가 책임지느냐”면서 “원칙대로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번 계약이 깨질 경우 산업은행은 3,000억원 이상을 몰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입찰에 붙일 경우 6조원 이상에 입찰할 기업은 아무데도 없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24일 대우조선해양 주식은 한 주당 1만6,900원에 거래를 마쳐 매각대상인 51.4%의 현재 가치는 1조6,0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550'); ▶▶▶ 관련기사 ◀◀◀ ▶ 대우조선 매각 끝내 물거품될수도 ▶ "건설·조선업체 '살생부'… 늦어도 내년 2월까지" ▶ 건설·조선 내년초 퇴출작업 왜? ▶ STX조선 2억1,000만弗 수주 ▶ 이제는 '명품 배'가 통한다! '빅3' 조선업계는 지금…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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