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산 밑자락인 서울대 후문 낙성대 길 주변이 확 달라질 전망이다.
서울대가 추진하는 서울사대 부속 중고등학교 이전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는 데다 관악구가 이 지역에 2009년까지 `바이오 연구 개발 특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밝히고 나섰다.
그러나 이 계획이 실현되려면 5만여 평에 달하는 낙성대 도시공원이 공원용지에서 해제돼야 하기때문에 `자연생태 훼손'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사대 부고 이전 = 서울사대는 2001년부터 성북구 종암동에 있는 부설 중학교와 동숭동 부설여중을 통합, 낙성대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대학에서 연구되는 새로운 교육 이론을 현장에서 적용 검증하기 위해서는 부설학교가 대학 인근에 있어야 한다는 게 이전 이유다.
이를 위해 서울대는 서울시에 공원용지인 낙성대 부지 3만여평을 학교시설로 용도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신에 관악산 인근 학교부지 3만여평을 대체 공원으로내놓기로 시와 잠정 합의한 상태다.
서울대는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토지수용과 설계작업 등 본격적인 이전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 479억원 가량의 이전 비용은 종암동의 중.고교 부지(시가1천100억원 상당)를 매각해 자체 조달할 방침이다.
현재는 학교부지 면적을 놓고 시와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자연생태가 훼손된다'며 이전 부지 면적을 2만평 정도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대측은 이전 부지는 이미 원예상가와 비닐하우스 등이 들어서 훼손된 상태로, 추가적인 환경 훼손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울대측이 부지 면적과 관련, 최종 방안을 제시할 단계"라며 "방안을 제시하면 검토한 뒤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 연구 의학 연구 단지 = 관악구는 서울대와 함께 서울사대 부설 중고교이전 부지 바로 옆에 2만여 평의 `바이오 의학 연구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상용화할 수 있는 각종 생명공학 연구시설(1만5천평)과연구를 지원하는 호텔, 컨벤션센터 등 5천여 평의 편의시설을 짓겠다는 것.
장기적으로는 종로구에 있는 서울대병원도 낙성대 쪽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 관계자는 "바이오 연구단지에서 생명과학 분야가 연구되면 실제 실용화를 위한 의료시설도 필요하다"며 "서울대 병원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 공학연구소가 용역을 진행 중으로 구는 2월말 중간 용역 보고회를가진 데 이어 지난 18일 관내 57개 초중등학교 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구는 연구단지 조성에 필요한 부지(시가 300억원 상당)를 매입하면 건물 등은서울대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신축한다는 구상이다. 호텔 등 편의시설은 민자 유치를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낙성대길을 따라 야외공연 무대와 젊은이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원과 인라인스케이트장 등도 만들어 `제2의 대학로'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사업 역시 공원용지 해제가 가능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구는 재정경제부에 특구지정을 신청해 특구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특구로 지정되면 도시계획 절차 등에서 여러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공원용지 해제는 정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구의 장밋빛 구상에 불과할 수 도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병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