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지망생 50명 “기획사에 8억원 뜯겨”

연예인이 되려던 20대들이 8억원을 대출받아 기획사에 보증금 명목으로 건넸다가 이를 돌려받지 못할 처지가 됐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P연예기획사 소속의 이모씨 등 연예인 지망생 50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1인당 800만~2,800만원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20곳에서 대출받아 기획사에 건넸다. 이는 소속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보증금’ 성격으로, 기획사 대표 박모씨는 보증금을 받는 대신 대출 원리금은 자신이 책임지고 갚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해 지망생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박씨는 약속과 달리 대출이자를 내지 못했고 원금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결국 모두 7억8,000만원에 이르는 원금과 연 20~30%의 연체이자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자 이들은 금감원에 구제를 신청했다. 그러나 애초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대출거래 약정서가 연예지망생 이씨 등의 명의로 이뤄진 만큼 대법원 판례상 이를 돌려받을 길이 막막하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례처럼 실제 돈을 쓰는 사람이 원리금을 갚아주기로 합의하고 대출받았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연체가 발생하면 대출자 자신이 상환 책임을 지고 신용등급도 하락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 등의 고소에 따라 수사에 착수, 지난달 박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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