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값 인상을 둘러싼 건설업계와 철강업계의 갈등이 '대금결제 거부'와 '공급중단'이라는 최악의 맞대응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이 계속될 경우 철근파동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2일 건설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7대 제강사는 이번주부터 삼성물산ㆍ대우건설ㆍGS건설ㆍ대림산업ㆍ롯데건설ㆍSK건설ㆍ두산건설 등 7개 대형 건설사에 대한 철근납품을 중단했다. 이들 7개 건설사와 31개 대형ㆍ중견 건설사의 자재구입 관련 협의체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관계자들은 지난 20일 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2대 철근업체를 방문해 가격인상분 반영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건설사 측은 가격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최근 2~3개월간 외상으로 쓴 철근값 결제를 거부하고 있으며 제강사들은 이에 "더 이상의 외상거래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공급을 끊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철근 가격(고장력 10㎜ 기준)을 지난해 말 톤당 69만1,000원에서 올해 2월 74만1,000원으로 올렸고 4월 초 79만1,000으로 다시 인상했다. 건설사들은 2월분 71만1,000원, 3월분 73만1,000원, 4월분 74만1,000원의 가격을 제시해 4월 가격 기준 5만원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철스크랩 국제가격은 2월 톤당 360달러에서 3월 450달러, 4월 현재 490달러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일방적인 공급중단이 아니라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거래가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해달라"면서 "원자재 가격 급등의 고통을 두 업계가 함께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자회의 한 관계자는 "두 차례, 10만원이나 일방적으로 기습 인상한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