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및 정관계 로비의혹은 무혐의… 왜?

지난 99일간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등에 대해 수사해온 조준웅 특검팀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회장 등 10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불구속 기소된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최광해 전략기획실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김승언 삼성화재 전무, 김홍기 삼성SDS 대표이사, 박주원 삼성SDS 경영지원실장 등이다. 특검팀은 삼성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10년 만에 이건희 회장과 구조본의 개입사실을 밝혀냈지만,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서는 비자금의 성격을 규명해 내지 못했다. 특히 정·관계 불법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전원 무혐의 처분를 내려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특검팀은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이건희 회장 지시사항 문건의 내용, 해당 문건에 등장하는 추미애 의원의 진술 등을 감안할 때 삼성그룹 내에 조직적 인맥관리체제가 구축되어 로비가 이뤄진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은 있지만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 외에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수사를 종료했다. 특검은 그동안 '로비 의혹' 명단이 공개된 전·현직 검찰 간부 5명(임채진·이종찬·이귀남·김성호·이종백)과 김 변호사가 비공개로 진술한 검찰 간부 10여명에 대해 '서면조사' 등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로비 담당자로 지목된 삼성 임원 30명을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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