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가전대리점' LG전자 판매여왕

`걸어다니는 가전대리점' 하훈용(53.여). LG전자 충청마케팅센터 주부 판매사원인 하씨는 지난 한 해 무려 21억원 어치의 전자제품을 팔았다. 일반 가전대리점 2, 3개의 연매출과 맞먹는 액수다. 대형빌딩, 숙박업소, 원룸 등이 그의 주요 고객이다. 한번에 1억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도 있다. "고객에게 `맞춤형 제안'을 하는 거에요. 단순히 제품 한 대를 더 팔기보다는고객이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고객의 만족도가 올라가요." 그래서 지난해 하씨는 공책 5권을 고객 정보로 빽빽히 채웠을 만큼 발품을 팔았다. 제품 구입일로부터 교환 시기를 추산, 발빠르게 찾아가 리모델링 컨설팅을 하는것도 나름의 비법이다. "처음에는 `물건을 팔기만 하면 됐지'라고 생각했는데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제품이 배달되는 날과 개업일에는 반드시 고객을 방문해요. 이런 작은 정성이 고객에게 감동을 준 것 같아요" 하씨는 제일 애착이 가는 제품으로 선뜻 에어컨을 꼽는다. 에어컨을 가장 많이팔았지만, 또한 고생도 가장 많이 했고, 판매, 설치뿐 아니라 사후관리에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고객과의 접면을 넓힐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IMF 사태' 이후 경기침체로 주요 납품처였던 건설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당연히 그의 일감도 줄었다. "경기침체를 탓하며 마냥 회복되길 기다리진 않았어요. 기존 납품업체들을 방문해 제품 교환시기를 확인해 리모델링을 제안했는데, 나중에 경기가 조금씩 풀리자저를 다시 찾아주시더군요." 올해로 가전제품 판매를 한 지 17년째를 맞는 하씨의 연봉은 남부럽지 않은 1억원대. 하지만 그는 "1등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데서 보람을 찾았다"며 "수입은 노력의 부산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26일 열린 `LG 디지털 판매사 시상식'에서 판매여왕상과 함께 1천만원의 상금을거머쥔 하씨는 후배 영업사원들에게 "일에 신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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