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어 기금관리기본법, 여신전문금융업법, 주세법, 주택금융공사법 등 22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날 가결할 예정이었던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부결시켰다. 이 법안은 재난에 대한 국가의 안전관리체제를 효율화하고 예방 및 대응, 복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행정자치부 외청으로 소방방재청을 신설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된 주요 법안 요지.
◇기금관리기본법안(개정)=기금결산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규모 3,000억원 이상 기금에 대해 회계법인의 외부감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기금의 여유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ㆍ운용하기 위해 여유자금을 다른 기금과 통합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신용보증기금ㆍ수출보험기금 등 금융성기금도 기금운용계획안 및 기금결산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토록 했다. 내년 1월1일부터 폐지키로 했던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국제교류기금을 계속 존치토록 했다. 그러나 기금의 주식ㆍ부동산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은 현행대로 유지토록 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안(개정)=내년 4월부터 신용카드 소지자가 다른 사람의 폭력이나 협박 등에 못이겨 자신의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누설, 현금서비스를 받게 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 신용카드사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카드 분실이나 도난시 신고전 60일 이내 피해금액만 카드사가 보상하도록 하는 현행 규정은 그대로 유지토록 했다. 또 신용카드사는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발급신청자가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신용공여액(대출금) 등을 반드시 확인한 뒤 그 신용한도 안에서 현금서비스를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신규발급이 까다로워지고 `카드 돌려막기`가 어려워지는 한편 현금서비스 한도도 축소될 전망이다.
◇주세법안(개정)=맥주 주세율을 현행 100%에서 2005년 10%포인트, 2006년 10%포인트, 2007년 8%포인트 등 3개년에 걸쳐 모두 28%포인트를 인하해 세율을 소주ㆍ위스키 등 증류주 세율인 72%와 동일하게 하도록 했다.
◇세무사법안(개정)=변호사와 공인회계사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고 세무대리도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재경위에서 통과된 법안은 세무사 자격을 세무사 시험 합격자로 제한, 변호사와 회계사에 대한 특혜 조항을 삭제했으나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수정돼 논란을 빚었다.
◇담배사업법안(개정)=내년 7월부터 인터넷뿐만 아니라 우편으로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고 엽연초(잎담배)로 제조되지 않아 니코틴이 들어있지 않는 쑥담배 등 담배 대용품도 담배와 마찬가지로 수입허가, 성분검사, 판매ㆍ광고제한, 가격신고 등의 규제를 받도록 했다.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담배를 판매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주택금융공사법안(제정)=주택금융과 학자금대출의 장기적ㆍ안정적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를 설립하고 공사 안에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을 설치, 주택저당채권과 학자금대출 채권의 유동화 업무, 주택금융신용보증 업무를 수행토록 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구입 목적 등에 한정, 1인당 대출한도를 2억원 이하로 정했으며 공사의 유동화 대상 주택담보대출 채권의 만기를 10년 이상으로 정하고 주택담보비율, 주택보유수 등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의 양수기준을 마련토록 했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