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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만(59) 바로건설기술 대표는 스테디셀러 작가 출신이다. 90년대 말 쌍용건설 현장소장으로 재직하던 김 대표는 우리 사회에 건설시공과 관련된 책이 하나쯤 있어야겠다는 평소 생각을 어느날 실행에 옮기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그의 첫 작품 '튼튼하고 아름다운 건축 시공이야기'는 예상 외 대성공으로 5편의 시리즈로 이어졌다. 사명감이 뜻밖의 성공을 낳은 것이다.
김 대표는 출판에서 번 돈을 바탕으로 건설기술사를 설립했다. 설계를 담당하는 건축사무소와 시공을 담당하는 일반 건설사는 난립하지만 정작 건설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 데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18일 만난 김 대표는 "처음부터 우리 사회의 빈 곳을 채우는 일을 한다는데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꼈다"며 "업계 최초로 건설 기술 개발과 보급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차리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최근 건설업계의 고질적 문제였던 공사장 소음과 먼지 발생 등의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주목받는 DBS 공법도 신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신념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DBS 공법이 상용화되며 회사의 수익구조도 견고해져 현재 약 15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바로건설기술은 정부에서 신기술로 공식 지정한 기술 4개를 포함해 총 8개의 상용화된 독자적 기술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소 건설기술사들이 신기술 한두 개를 보유한 것과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드물게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매년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신기술 개발에 나설 때마다 매번 회사의 운명이 위태위태하다"며 "불과 2~3 년 전만해도 수년간 투자했던 기술이 결국 상용화에 실패해 회사가 문닫을 지경까지 갔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의 부인인 서현주(53) 공동대표는 국내 여성 최초의 건축구조기술사다. 주전공 분야는 김 대표와 서 대표가 각각 시공과 설계라서 상호 보완이 이뤄진다. 여성 불모지라 여겨지는 건설 관련 업체로는 드물게 여성 직원이 30%나 차지한다. 부부가 공동대표다 보니 남녀 평등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본사에서 만난 직원들은 "대표님들은 항상 남자 직원은 여자 직원을, 여자 직원은 남자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서로 빈 곳을 채우라고 당부한다"고 귀띔했다.
현재 일본 특허 6건, 미국 특허 3건, 중국 특허 4건, 국내 특허 26건 등을 보유한 이 회사는 사할린 지역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디자인은 취향의 영역이지만 건설 구조 기술은 만국 공통"이라며 "우리에서 통하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확신을 갖고 해외로 적극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