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여름 휴가 계획에 가슴이 설레는 계절이 다가왔다. 티셔츠, 반바지에 수영복 하나 달랑 싸들고 훌쩍 떠나는 것도 가슴 설레는 일이지만, 이왕이면 자신의 개성을 십분 표현할 수 있는 옷차림으로 나만의 `휴가 패션`을 연출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피서지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체면을 유지하고 싶다면 `우아하게`, 튀는 개성과 감각적인 트렌드를 살리고 싶다면 스포티하면서도 섹시하게,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올 여름 피서지의 즐거움을 한층 고조시켜 줄 리조트웨어를 준비해 보자.
그렇다고 피서지에서의 옷차림에 특별히 정해진 연출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편하게 입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다만 소재는 이동시간을 감안해 구김이 덜 가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아하게---
제일모직 캐주얼 브랜드인 `프라이언(Frion)`은 여행지 옷차림 하면 으레 평소보다 화려하고 `비일상적`인 스타일을 떠올리게 되지만, 자연스러움이 화두인 요즘엔 편안하면서도 은은한 멋을 주는 캐주얼 스타일이 보다 선호되는 추세라고 강조한다.
여행지나 상황에 따라서는 브이(V)넥 니트나 남방류에 시원한 린넨 재킷으로 연출하는 `격조 있는` 차림도 가능하다. 특히 린넨 소재의 재킷은 조금 구겨지더라도 티셔츠나 남방 등에 멋스럽게 걸쳐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템. 지난해에 이어 인기를 누리는 씨어서커(일명 지지미) 소재의 재킷도 몸에 붙지 않아 시원한 인기 품목이다. 흰 색이나 하늘색, 감색 등 보기에도 시원한 블루 계통이나 베이지나 카키색 등 맞춰입기 쉬운 색상이 여름 여행에는 제격이다.
재킷 안의 이너웨어로는 블루나 베이지 계열 외에 연두나 오렌지색 처럼 산뜻한 색상을 받쳐 입고, 남방 단추는 1~2개쯤 풀어 놓는 것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패턴이 있는 셔츠를 입을 때도 무늬가 너무 크거나 배색이 화려한 것보다는 은은한 색상에 살짝 포인트가 들어간 것이 깔끔하다.
여행지에서 입을 바지 선택의 기본은 옷을 맞춰 입기 편한 기본색에, 구김이 많이 가거나 비치는 원단을 피하는 것. 통이 넓은 무릎 길이나 7부 길이의 반바지 등은 필수 품목이다.
한편 피서지의 우아한 여성복하면 뭐니뭐니 해도 어깨에 끈이 달린 슬립 원피스, 일명 `선드레스(sun dress)`다.
신원 베스띠벨리의 이소영 디자인 실장은 밝은 컬러에 화려한 꽃무늬나 과감한 패턴, 또는 시원한 스트라이프 패턴의 슬립 원피스 차림을 권장한다. 낮에는 시원한 비치웨어로도 입을 수 있고, 밤에는 우아한 이브닝 웨어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등 한 벌로 연출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점도 원피스의 강점 중 하다. 단 리조트 웨어로 원피스를 입을 때는 활동성을 감안하여 움직이기 편한 A라인으로, 소재는 통기성이 좋고 구김이 덜 가는 은 면ㆍ마 혼방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스포티 & 섹시하게---
올들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섹시&스포츠룩`이 진가를 발휘할 때가 왔다. 상체는 비키니 톱으로 대담하게 드러내고, 하늘거리는 시폰 소재의 랩 스커트나 팬츠를 길게 입으면 리조트 섹시 룩이 완성된다. 짧은 반바지나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섹시하면서도 통통 튀는 듯한 귀여운 느낌을 한껏 살릴 수 있다. 이랜드의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WHO.A.U)는 감성을 살린 캐주얼로 여행지에서도 세련된 감각과 실용성 함께 갖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섹시한 차림을 원한다면 배꼽이 노출된 짧은 셔츠인 탱크톱이나 한쪽 어깨를 완전히 드러내는 원 숄더 티셔츠, 홀터넥 티셔츠, 소매 끝이나 목둘레를 그냥 가위로 자른 듯한 아웃커팅 티셔츠 등 과감한 디자인의 셔츠에 반바지나 데님 팬츠, 미니 스커트를 입는 것도 좋다. 대담한 노출로 여성스러움을 살리면서도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 발랄한 바캉스 패션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활동에서 뿐 아니라 트렌디한 일상복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스포츠 패션 역시 한여름 리조트 웨어로 손색이 없다. 옆선에 줄무늬가 들어간 트레이닝 팬츠나 아슬아슬한 마이크로 핫 팬츠, 테니스 유니폼을 본 뜬 디자인의 미니스커트에 민소매 러닝셔츠 같은 아이템을 맞춰 입으면 여름 바캉스의 레포츠 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깨가 드러나는 니트 톱에 옆선에 두줄이 들어간 팬츠, 또는 민소매의 셔츠형 톱이나 선명한 흑백의 스트라이프 톱에 옆선이 들어간 팬츠를 코디하면 시원하면서도 세련된 바캉스웨어가 된다.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은 소품. 특히 올 여름 해변가 필수품으로 꼽히는 것은 선 캡이다. 한때 아줌마들의 전용물로 여겨진 선 캡이 따가운 햇빛으로부터 얼굴 피부를 보호할 뿐 아니라 귀여움과 발랄함을 연출해주는 히트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진 소재로 만든 빈티지 스타일을 비롯해서 니트 소재, 브랜드의 로고나 줄무늬 등 다양한 소재와 무늬, 색상으로 선보이는 선 캡으로 바캉스에서의 스포츠 룩을 완성시켜 보자.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