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외환은행과 거래 사실상 종결

대출금 350억원 추가 상환…주채권은행 변경 재차 촉구

현대그룹이 외환은행과의 거래를 사실상 끝내고 재무구조개선약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채권단을 압박했다.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오는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외환은행 차입금 350억원을 지난 7월30일 조기 상환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현대상선은 6월28일 외환은행 대출금 400억원을 상환했다. 이번에 현대엘리베이터가 추가로 350억원을 상환함으로써 현대그룹은 연내 만기 도래하는 외환은행 차입금 전액을 갚은 셈이다.

이번 대출금 상환으로 현대그룹의 외환은행 차입금은 외환은행 등 7개 금융기관의 신디케이트론 형식으로 빌린 선박금융 700억여원과 내년 1ㆍ4분기 만기도래 예정인 외화운영 차입금의 일부인 200억여원만 남게 됐다.

현대그룹 측은 “지금 현재 갚을 수 있는 돈은 모두 상환했다”며 “신디케이트론은 7개 금융기관에서 공동으로 빌린 것이라 외환은행에 단독상환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출금 상환으로 외환은행과의 거래관계가 사실상 소멸돼 외환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며 “새로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2010년 상반기 실적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무구조 평가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 측은 현대그룹의 ‘거래종결’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올 12월 만기도래 예정인 외환은행 차입금 350억원을 조기 상환해 거래가 종결됐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아직 남아 있는 대출금이 상당액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남아있는 선박금융 자금 등을 갚아야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는 것”이라며 “선박금융은 장기 분할 상환하는 것으로 상환기일이 정해져 있어 바로 갚을 수 없음에도 일부의 한도대출을 갚은 것을 마치 모두 대출금을 상환한 것처럼 밝혀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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